서울아산병원 연구팀, 고위험 녹내장 인공지능으로 진단

입력 2021-09-05 17: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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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서울아산병원 안과 성경림 신중원 교수, 강릉안산병원 안과 손길환 교수.

9만6000여 개 시야검사 데이터를 딥러닝 학습
안과 성경림 신중원 교수·강릉아산 손길환 교수
“세 번의 연속 시야검사로 치료 방향 수립 가능”
실명까지도 이를 수 있는 녹내장 환자를 딥러닝을 기반으로 조기에 선별할 수 있는 인공지능 모델이 최근 개발됐다. 서울아산병원 안과 성경림·신중원, 강릉아산병원 안과 손길환 교수팀은 인공신경망 기술로 9만6000여 개의 시야검사 결과를 학습시킨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해 고위험 녹내장 환자를 약 86% 정확도로 선별했다.

녹내장은 시야가 주변부부터 중심부로 서서히 흐릿해지기 때문에 말기가 되어서야 자각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다. 방치하면 실명까지 발생할 수도 있다. 안압이 높아져 시신경이 손상돼 생기는 녹내장은 완전히 치료할 수 없고 진행을 최대한 늦추는 치료법 밖에 없다. 따라서 조기에 발견해 녹내장이 최대한 심해지지 않도록 예방적으로 치료하고 꾸준히 추적 관찰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동안 녹내장 고위험 환자들을 정확하게 선별해내기는 어려웠다. 안과 전문의가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약 6개월 간격으로 주기적으로 계속 시야 검사를 실시하며 녹내장 진행을 예측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 아산병원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지능 모델을 통해 높은 확률로 고위험 환자를 조기에 판별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성경림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가 녹내장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연구팀은 녹내장 환자를 구별하는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1998년부터 2020년까지 녹내장으로 진단된 9만6542개 시야 검사 결과를 인공지능 모델에 학습시켰다. 그 결과 약 42%의 민감도를 보였지만 약 95%의 높은 특이도를 보이며 전체 정확도 약 86%로 실명 고위험 녹내장 환자를 선별해냈다. 민감도는 실제로 질병이 있을 때 질병이 있다고 진단할 확률을 의미하며, 특이도는 실제로는 질병이 없을 때 질병이 없다고 진단할 확률을 의미한다.

책임 연구자인 성경림 교수는 “시야 검사는 녹내장 여부를 진단하기 위해 실시하는 검사인데 녹내장 진행 여부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된 인공지능 모델은 약 6개월 간격으로 단 세 번의 시야 검사만으로 고위험 녹내장을 조기에 진단하고 추가적인 약물 치료 혹은 수술 등 최적화된 치료 방향을 효과적으로 수립할 수 있어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안과 분야 국제 학술지 ‘미국안과학회지(American Journal of Ophthalmology, IF=5.258)’에 최근 게재됐다.

스포츠동아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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