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규현은 최근 발매한 네 번째 미니음반 ‘러브 스토리’에 “지난 1년 반의 시간을 고스란히 담았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끝나면 팬들과 함께 노래 부르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사진제공 | 레이블SJ
네번째 미니음반 ‘러브 스토리’ 낸 규현
2020년 사계절 프로젝트 6곡
잊혀지는게 아쉬워 앨범 제작
10개국 아이튠즈 톱앨범 1위
타이틀곡 ‘연애소설’은 벅스 톱
그룹 슈퍼주니어의 일원인 규현과 솔로 가수 규현은 차이가 있다. ‘원조 한류돌’로 전 세계를 주름잡던 16년 차 케이팝 그룹 멤버로서는 거침없이 망가지는 모습도 가리지 않는다면, 솔로로 나설 때는 “발라드 황태자”의 진면목을 부각하기 위해 노력한다. 팬들이 원하는 자신의 이미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서다.2020년 사계절 프로젝트 6곡
잊혀지는게 아쉬워 앨범 제작
10개국 아이튠즈 톱앨범 1위
타이틀곡 ‘연애소설’은 벅스 톱
신승훈, 성시경 등을 이어 ‘믿고 듣는 발라더’로 자리매김한 그가 최근 네 번째 미니음반 ‘러브 스토리’(Love Story)를 내놓고 진한 감성을 드러냈다. 그동안 출연한 예능프로그램에서 드러낸 코믹함과 화려한 입담은 잠시 잊어도 좋다.
“요즘에는 시적인 느낌의 가사와 서정적인 멜로디가 예전만큼 많지 않잖아요. 이번 겨울에 예전의 향수를 오랜만에 느끼고 싶은 분들이라면 꼭 한번은 들었으면 좋겠어요.”
앨범 제목이나 감성 등이 멜로 영화의 고전 ‘러브 스토리’가 먼저 떠오른다. 영화 주제곡과 명장면으로 꼽히는 눈사람 만드는 장면이 오버랩된다면 규현의 목표는 절반 이상 성공이다.
타이틀곡 ‘연애소설’은 다시 꺼내어 보는 오래된 연애소설의 이야기를 통해 평범하고도 소소한 일상이 결국 사랑이었다는 메시지를 풀어낸다.
“데모 곡을 받았는데 2014년 솔로로 처음 시작할 때가 기억났어요. ‘이거지!’ 싶었죠. 오랜 시간 노래하며 고착화된 습관들을 빼면서 부르려고 하다 보니 녹음이 오래 걸렸어요. 저는 후렴보다는 도입부에서 공을 들여서 간드러지게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아리게 하는 감성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규현은 ‘러브 스토리’를 통해 2020년 시작한 규현의 사계절 프로젝트 ‘프로젝트 : 계’(PROJECT : 季)를 마무리한다. 그는 지금까지 계절에 맞춰서 ‘드리밍’(Dreaming·여름), ‘내 마음을 누르는 일’(가을), ‘마지막 날에’(겨울), ‘커피’(봄), ‘투게더’ (여름) 등으로 감성을 표현했다.
규현. 사진제공 | 레이블SJ
“이별한 후에 예전에 읽었던 오래된 연애소설을 다시 읽어보면서 과거와는 다른 감정을 내뱉게 되는 노래에요. 사실 이 노래는 가을에 나왔고, 겨울 곡을 한 곡 더 만들 생각도 있었지만 이 곡을 듣다 보니 이 노래로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침표를 찍어도 되겠다고 생각했죠.”
그는 ‘사계절 프로젝트를’ 펼치면서 “큰 욕심 없이 하자는 생각”으로 앨범 홍보도 거의 하지 않았다. 하지만 공들여 만든 노래가 음원차트에서 찾아볼 수 없고, 일부 팬들이 규현의 컴백 소식도 모르는 현실이 “너무 아쉬워”서 실물 앨범으로 내놓게 됐다.
“수록곡이 6곡밖에 안 되지만 그래도 노래가 쌓여서 실물 앨범을 만들어서 보니 정말 뿌듯했어요. 지난 1년 반 동안의 시간이 그려지더라고요. 이 곡들을 모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끝나면 공연에서 팬들과 함께 부르면 좋은 기억으로 남지 않을까요?”
규현의 감성에 전 세계에서 반응하고 있다. 아이튠즈에서 인도네시아·홍콩·멕시코·싱가포르·베트남·필리핀·대만·태국·페루·사우디아라비아 등 10개 지역에서 톱 앨범(Top Album) 부문 차트 1위에 올랐다. 타이틀곡은 발매와 동시에 국내 음원 사이트 벅스에서도 실시간 차트 1위를 차지했다.
“아무래도 제 감성의 원천은 ‘발라드’가 아닐까 해요. 아무리 발라드를 들어도 질리지 않거든요. 거짓말이 아니라 1년 중 364일 발라드만 들어요. 딱 하루, 크리스마스이브에 캐럴을 듣는데, 그 정도로 발라드는 제 삶과도 같아요.”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