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시티 킬러’ 손흥민, 이제는 알고도 못 막는다…케인과 EPL 최다골 합작 타이기록

손흥민(왼쪽), 해리 케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손흥민(30·토트넘)이 2도움을 올리며 ‘맨체스터시티 킬러’의 면모를 다시 한번 과시했다. 영혼의 파트너 해리 케인(29)과는 36번째 골을 합작하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고 공격 듀오임을 재입증했다.


맨체스터시티를 EPL 선두로 이끌고 있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으로선 손흥민을 상대하는 게 악몽과도 같은 일이다. 손흥민은 20일(한국시간)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1~2022시즌 EPL 26라운드 맨체스터시티와 원정경기에서 어시스트 2개를 올리며 토트넘의 3-2 승리에 앞장섰다. 이로써 토트넘은 최근 리그 3연패에서 벗어나 승점 39(12승3무8패)를 쌓았다.


왼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전반 4분 만에 데얀 쿨루셉스키의 선제골을 도왔다. 역습 상황에서 케인의 패스를 받은 그는 수비라인을 허물고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맞았다. 맨체스터시티 골키퍼 에데르송이 빠르게 앞을 막아섰지만, 손흥민은 침착하게 패스를 내줘 동료의 득점을 이끌었다.

일카이 귄도안에게 동점골을 허용한 뒤 1-1로 맞서던 후반 14분 ‘손케 듀오’가 오랜만에 함께 날아올랐다. 왼쪽에서 손흥민이 올린 크로스를 케인이 쇄도하며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토트넘은 후반 추가시간 리야드 마레즈에게 또 동점골을 내줬지만, 경기 종료 직전 케인이 극적 결승골을 뽑아 승리를 낚았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손흥민은 비록 골을 터트리진 못했지만, 맨체스터시티 킬러다운 면모를 뽐냈다. 현재까지 과르디올라 감독 체제의 맨체스터시티를 상대로 7골, 최근 8차례 맞대결에서 6골을 넣었다. 이날 경기 전 과르디올라 감독 역시 “손흥민은 우리를 유독 많이 괴롭혔다”며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후벵 디아스와 카일 워커가 협력수비를 펼쳤지만, 손흥민은 번번이 오프사이드 트랩을 허물며 맨체스터시티를 괴롭혔다. 이제 알고도 막지 못하는 선수가 된 것이다. 맨체스터 이브닝뉴스는 “손흥민을 오프사이드 트랩에 가두려던 시도는 형편없이 실패했다”며 “맨체스터시티는 5년간 늘 비슷한 패턴으로 당했다”고 꼬집었다. 풋볼런던은 “맨체스터시티는 이제 손흥민과 경기를 하는 것조차 싫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손흥민은 공격 파트너 케인과 대기록을 썼다. 2015~2016시즌부터 호흡을 맞춘 둘은 이날 경기에서 36번째 골을 합작했다. 지난해 10월 18일 뉴캐슬전 이후 125일 만에 만든 합작골이다. 이로써 디디에 드록바-프랭크 램파드(첼시)의 EPL 역대 최다 합작 골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손흥민은 경기 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케인과 36번째 골을 합작했는데 앞으로 더 많은 골이 터질 것”이라며 기뻐했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