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전미도가 ‘절대 지키고픈 내 친구’로 주목받는다. JTBC 수목드라마 ‘서른, 아홉’(극본 유영아 연출 김상호)에서 정찬영 역을 맡아 섬세한 감정 연기를 보여준다.

극 중 정찬영은 배우들의 연기를 지도하는 연기 선생님으로 등장해 독하고 거침없는 말투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인물. 세 친구 중 가장 자유분방한 성격을 지닌 정찬영은 차분하고 이성적인 차미조(손예진 분)와 순둥이 같은 장주희(김지현 분) 사이에서 때로는 센 언니처럼, 때로는 개구쟁이 동생처럼 굴며 웃음을 담당한다.
매사 시원한 감정 표현이 매력적인 정찬영은 유독 사랑 앞에서 평소답지 않다. 가정을 꾸린 전 연인 김진석(이무생 분)과 현재 동료로 지내며 애틋한 감정을 이어간다. 이를 비난하는 차미조와 말다툼을 할 때면 정찬영 혼란스러움과 착잡함이 그대로 표출된다.

친구들과는 평생 놀 줄 알았고, 김진석과는 끝이 안 보이던 관계를 이어온 정찬영이 시한부를 선고받는다. 예고도 없이 들이닥친 소식으로 인한 절망감과 사랑하는 이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두려움, 한정된 시간 앞에 느끼는 무력감과 초조함 그리고 죽음에 대한 막연한 공포감까지.
그 중 김진석에게 시한부임을 알리는 모습은 정찬영이라는 인물을 오롯이 보여준다. 아내와 이혼하겠다고 나서는 김진석에게 펄쩍 뛰며 화를 낸 정찬영은 다급한 나머지 무릎을 꿇고 애원한다. 하지만 결심이 선 김진석을 돌려세울 수 없었고 체념한 정찬영은 결국 자신이 아프다는 이야기를 꺼낸다. 미안함과 슬픔이 교차된 감정을 눈물로 하염없이 토해내는 정찬영.
또 자신을 위해 유학을 포기한 차미조와 복권 당첨이란 큰 행운을 선물한 장주희의 우정에 고개 숙여 울던 모습도 시선을 끈다. “신나는 시한부가 되겠다”며 차오르는 눈물을 참은 정찬영을 연기하는 전미도는 캐릭터가 보여주고픈 심리를 오롯이 연기로 담았다. 전작에서 보여준 냉철한 연기와 또 다른 매력이다. 이에 전미도가 앞으로 그릴 시한부 연기에 관심이 쏠린다.
한편 ‘서른, 아홉’은 매주 수, 목요일 밤 10시 30분 방송된다. 다만, 3월 2일 방송되는 5회는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토론회 이후 밤 10시 방송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