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호연이 2월 28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산타모니카에서 열린 제28회 미국배우조합상(SAG)에서 여우주연상을 받고 수상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배우 정호연이 2월 28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산타모니카에서 열린 제28회 미국배우조합상(SAG)에서 여우주연상을 받고 수상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첫 출연 드라마로 여우주연상 수상
“모델 활동으로 높은 인지도도 한몫”
할리우드 유명 제작사들 관심 폭발
연기를 시작하자마자 ‘글로벌 올 킬’이다.

정호연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으로 2월 28일(한국시간) 미국배우조합상(SAG)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안으면서 화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10년 모델로 데뷔했지만, 연기 무대는 지난해 9월 선보인 ‘오징어게임’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신인 연기자로서 제니퍼 애니스턴·리즈 위더스푼(더 모닝쇼) 등 쟁쟁한 할리우드 스타들을 제치고 트로피를 쥔 원동력은 모델 활동으로 쌓아온 인지도, ‘오징어게임’의 글로벌 흥행 파워 등이 꼽힌다.

1일 김형석 영화평론가는 정호연이 “미국 뉴욕,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등 해외 주요 패션 무대에 서 왔다”면서 “연기자로서는 신인일지언정 해외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는 이미 높은 인지도를 갖춘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기에 대한 마음가짐, 작품에 임하는 자세도 프로에 가깝다. 이는 연기에도 잘 드러난다”면서 “첫 드라마임에도 베테랑들에게 밀리지 않는 장악력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이번 수상이 “작품의 인지도가 좌우한 경향도 크다”면서 “최근까지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드라마의 파급력을 SAG가 인정한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그가 ‘오징어게임’에서 연기한 캐릭터의 “강렬함”에 주목했다.

정 평론가는 “가족을 위해 생존게임에 참여하는 탈북자 캐릭터가 특히 시청자 관심을 받았다”면서 “최근 인지도나 경력에 상관없이 작품의 완성도에 더욱 집중해 연기자를 캐스팅하는 흐름도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정호연은 해외 연기 활동에도 청신호를 켰다. 미국 에이전시 CAA와 지난해 11월 전속계약을 체결한 그에게 이미 할리우드의 여러 유명 영화·드라마 제작사가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김형석 평론가는 “마블영화 ‘이터널스’ 등 많은 할리우드 작품이 언어와 인종 등을 뛰어넘는 캐스팅을 선보이고 있다. 다양화가 세계 트렌드로 떠오른 시점이고, 정호연의 영어 실력도 뛰어나 파급력을 더욱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