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리는 ‘현대가’ 라이벌…울산 향한 우승 기운, ‘찐 위기’ 전북

입력 2022-03-08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크게보기

전북 현대는 K리그1(1부)을 주름잡은 절대강자다. 2009년 첫 우승을 시작으로 무려 9차례나 리그 정상에 섰다. 최근 5년간은 왕좌에서 내려온 적이 없다. 위기도, 시련도 겪었으나 챔피언의 위상은 변하지 않았다.

그렇게 맞이한 2022시즌은 초반부터 심상치 않다. 2005년 이후 17년 만에 트로피를 되찾으려는 울산 현대의 야망이 K리그1 피치를 가득 채우고 있다.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1 2022’ 4라운드, 시즌 첫 ‘현대가 더비’를 1-0 승리로 장식하고 가장 먼저 두 자릿수 승점(10점)을 쌓았다. 1승1무2패, 승점 4의 전북과는 벌써 2경기차다.

이대로 10월까지 진행되면 챔피언과 도전자의 입장이 바뀔 수 있다는, 이르지만 일리 있는 전망이 흘러나온다. 4라운드까지 울산과 전북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더 강해질 일만 남은 울산

홍명보 감독이 부임한 뒤 울산에 찾아온 가장 큰 변화가 있다. ‘전북 트라우마’와 확실한 이별이다. 최근 11차례 리그 맞대결에서 2승4무5패로 열세고, K리그 통산전적에서도 38승28무39패로 밀리지만 전북만 만나면 꼬리부터 내리는 상황은 이제 반복되지 않는다. 특히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전까지 포함하면 최근 2년간에는 3승2무1패로 앞선다.


사실 6일 전주 원정은 내용으로는 썩 좋진 않았다. 홈팀의 경기력이 좀더 나았다. 그럼에도 울산은 침착했다. 잘 싸우고도 무너지던 과거의 울산이 아니다. 홍 감독은 “완전치 않다”고 자세를 낮췄으나, 울산에 힘이 생긴 것은 분명하다.

변수도 잘 통제한다. 겨울이적시장을 통해 이동준(헤르타 베를린), 이동경(샬케04), 오세훈(시미즈 S펄스) 등 핵심자원들이 이탈했음에도 즉시전력들을 요소요소에 잘 데려와 최상의 시너지를 내고 있다.

공격 2선을 책임진 조지아 공격수 바코, 일본 J리그에서 임대한 아마노 준이 일찌감치 득점포를 가동한 데다 전주 원정에선 신입 공격수 레오나르도(브라질)까지 K리그 데뷔골을 신고하며 기세를 올렸다. 위기에서 노회한 사령탑의 역량이 드러났다.

울산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레오나르도, 박주영 외에 최전방을 책임질 1·2옵션까지 채울 참이다. 시기가 다소 늦어진 아쉬움은 있으나, 실력이 입증된 외국인 공격수과 협상에 열을 올리고 있다.

더욱이 6월 열릴 여름이적시장을 내다보고 미리 움직이고 있다. 센터백, 측면 풀백, 3선 미드필더를 두루 커버할 수 있는 전 국가대표 장현수와는 가계약이 이뤄졌다는 얘기마저 나올 정도로 적극적이다.

몸값 상승에 대한 우려는 있어도 투자가 성공의 지름길이란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우승이라는 뚜렷한 목표를 이루려는 울산은 정말 단단히 벼르고 있다.

정체성부터 확립해야 할 전북

4경기밖에 치르지 않았는데 벌써 2번 졌다. 팀 안팎에서 냉기류가 흐른다. 전북은 포항 스틸러스에 0-1로 패한 뒤 울산에도 무릎을 꿇었다. 2연패 자체도 타격이 엄청난데, 모두 안방에서 무너졌다. “우승하려면 연패는 최소화하고, 라이벌에게나 홈에서 무기력하게 무너져선 절대 안 된다”던 최강희 전 감독의 말에 비춰보면 지금의 차가운 분위기는 충분히 이해된다.

디펜딩 챔피언의 부진을 둘러싸고 숱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 중 하나가 필수 포지션의 보강 실패다. 맞다. 전북은 ‘다 잡은 듯했던’ 강상우(베이징 궈안)와 임채민(선전FC)을 전부 놓쳤다. K리그2(2부)에서 몇몇 알짜배기를 수혈했어도 성에 차지 않는다. 여름 보강까지는 미처 생각할 겨를이 없다. 외인 공격수들의 침묵 역시 아쉽다.

그런데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정체성이다. 요즘의 전북은 컬러가 없다. 화려하지도, 매력적이지도 않다. 아기자기하게 만들어가지도, 끊임없이 두들기지도 못한다. 어설픈 공격 전개로는 결실을 맺기 어렵다. 거듭된 라이벌전 패배로 인해 무너진 멘탈의 회복은 전혀 다른 문제다.

어느 시점이 되면 시즌 방향까지 재정립해야 할 수도 있다. 우승 재도전일지, 세대교체 등을 통해 내일을 내다볼지 정해야 한다. 당장의 성과와 미래 준비가 모두 완벽할 순 없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