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우 뚫은 울산, ‘넘버 2’ GK 선방쇼&홍명보의 변칙 전술

입력 2022-03-28 15: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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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국가대표팀 차출로 인해 불어 닥친 폭풍우를 뚫은 울산 현대의 힘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거침없는 질주다. ‘하나원큐 K리그1 2022’ 6라운드까지 유일한 무패 팀으로 단독선두(5승1무·승점 16)를 달리고 있지만, 울산은 최근 몇 주간 큰 어려움을 겪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경기 엔트리 구성조차 힘들어 결국 20일 예정됐던 포항 스틸러스와 시즌 첫 ‘동해안더비’를 1주일 뒤인 27일 치러야 했다.

포항의 우세가 예상됐던 이날 경기에서 울산은 2-0 완승을 거두며 고비를 넘었다. 라이벌전에서 좋은 흐름을 이어가는 동시에 선두를 굳건히 지키며 자존심과 실리를 모두 챙겼다. 정상 전력이 아닌 가운데 거둔 성과라 더욱 고무적이다. 조현우, 김태환, 김영권, 바코(조지아)가 대표팀 차출로 인해 빠졌고, 그들의 빈자리를 메울 김민준, 김현우도 23세 이하(U-23) 대표팀에 발탁됐다. 중원과 후방 수비를 커버할 수 있는 원두재는 대표팀에 대체 발탁됐다가 어깨 부상을 당해 약 6주간 전열을 이탈하게 됐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고육지책을 꺼내들었다. 당초 원두재와 임종은을 중앙수비로 내세울 계획이었지만, 예상치 못한 출혈이 생겼다. 풀백 이명재와 설영우를 임종은과 함께 스리백에 배치했고, 측면 공격수 윤일록과 오인표를 좌우 윙백으로 기용했다. 사전 준비가 없었던 갑작스러운 전술 변화였지만, 선수들은 기대이상의 수비조직력을 바탕으로 포항의 공격을 막았다.

울산 조수혁.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중심을 잡아준 것은 베테랑 골키퍼 조수혁이었다. 국가대표 수문장 조현우의 뒤를 받치는 백업이지만, 그의 남다른 멘탈은 울산을 한 데 뭉치게 했다. 2019년 4월 6일 이후 3년 만에 K리그 경기에 출장한 그는 안정적으로 골문을 지켰다. 후반 24분에는 포항 고영준의 결정적 슛을 선방해 1분 뒤 레오나르도가 터트린 선제골의 발판을 마련했다.

“경기를 뛰지 못하는 상황에서 기분이 안 좋은 채로 있어봤자 득 될 게 없다”는 조수혁은 “그런 와중에도 즐거움을 찾고자 했다. 이젠 어떤 어려운 순간이 와도 즐거움을 찾으면서 극복할 수 있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감독 역시 “팀이 전체적으로 불안정한데 누군가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했다. 조수혁의 리더십이 선수들의 경기력과 정신력에 잘 스며들었다”며 박수를 보냈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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