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냄새 맡기 시작한 주민규&현실 자각한 남기일 감독, 제주의 5월이 기대되는 이유

입력 2022-04-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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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주민규. 사진 | 제주 유나이티드

골 냄새를 맡기 시작한 주민규(32)와 현실을 자각한 남기일 감독(48)의 존재. K리그1(1부) 제주 유나이티드의 5월이 기대되는 이유다.


제주는 10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1 2022’ 9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원정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승점 1을 추가하는 데 그쳤지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휴식기 이후를 기대하게 만든 한판이다.


제주는 목표를 ‘K리그1 우승’으로 내걸고 야심 차게 2022시즌을 시작했다. 대대적으로 선수를 보강하면서 ‘현대가 양강’ 구도를 위협할 것이란 기대를 샀다. 그러나 포항 스틸러스와 개막전에서 0-3으로 패한 뒤에도 들쑥날쑥한 경기력을 보이며 현재 5위(3승4무2패·승점 13)에 머물러 있다.


한동안 2연승을 포함해 6경기 무패(3승3무)를 달렸지만, 상대팀이 극심한 부진에 빠지는 등 행운이 섞여있었다. 윤빛가람~최영준~이창민~구자철로 이어지는 미드필더진의 호흡이 아직 완전치 않은 것이 원인이다. 수비와 공격 모두에서 불안함을 노출했다.


ACL 휴식기가 끝난 뒤 5월의 제주는 충분히 기대를 걸 만하다. 제주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주민규가 드디어 골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지난해 22골을 몰아치며 득점왕에 등극했지만, 올 시즌 초반 골 가뭄에 시달렸다. 중원에서 발생한 조직력 문제 탓에 기회가 많이 생기지 않았다. 지난달 12일 전북 현대와 홈경기에서 1호 골을 뽑긴 했지만, 한동안은 도우미로서 능력이 더 주목받았다.

제주 남기일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인천전에서 주민규의 ‘킬러 본능’이 되살아났다. 전반 2분 안현범의 크로스를 감각적인 헤더골로 연결했고, 후반 추가시간에는 극적인 동점골을 뽑아냈다. 남 감독은 “주민규가 이번 경기로 자신감이 생겼을 것”이라며 “다음을 기대하게 만들었고, 팀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칭찬했다.


“현재 위치가 우리 자리라는 걸 인정한다”는 남 감독의 말은 제주가 더욱 단단해질 것이란 믿음을 줬다. 그에게 팀의 약점을 진단하고 처방을 내리기에 3주의 기간은 충분하다. 지도자 생활을 하며 수차례 위기를 극복한 경험도 있다. 인천전을 마친 뒤 그는 “휴식기를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실점이 계속 나오는데 수비에 더 신경을 쓰고, 확실한 빌드업을 통해 찬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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