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구장 공사 중에도 운동 빠진 적 없다” SSG의 ‘원석’ 이렇게 다듬어졌다

입력 2022-04-25 15: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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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오원석. 스포츠동아DB

“(오)원석이가 자기 시간을 정말 많이 투자했거든요.”

SSG 랜더스 김원형 감독은 오원석(21)의 변화를 반겼다. 구속이 빨라졌기 때문이다. 구속은 구위를 결정하는 요소 중 하나다. 지난해 최고 140㎞대 초반, 평균 130㎞대에 머물던 직구 평균구속은 올해 약 3~4㎞ 늘었다. 시즌 첫 승을 거둔 6일 수원 KT 위즈전에선 최고 147㎞까지 나왔다. 이제는 140㎞ 아래로도 잘 떨어지지 않는다. 김 감독은 “원석이의 직구 구속이 제일 눈에 띈다”며 “지난해보다 빠른 공을 던지는 만큼 구위도 좋아졌다. 변화구와 함께 구사하기에도 효과적”이라고 반색했다.

숨은 노력이 빛나기 시작했다. SSG는 겨우내 홈구장 인천SSG랜더스필드 공사를 진행했는데, 오원석은 환경을 가리지 않고 운동에 매진했다. 박창민 SSG 수석컨디셔닝코치는 “당시 공사 중이던 홈구장에선 훈련이 어려워 사설 시설을 이용했다. 그럼에도 원석이는 빠지지 않고 운동했다. 지난해보다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했는데, 그만큼 자기 시간을 많이 투자했다”고 밝혔다.

컨디셔닝파트는 오원석의 신체적 특징에 주목했다. 신경 쓴 점은 체중과 구속의 연관성이다. 박 코치는 “원석이에게 딱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면, 체중이 빠졌을 때 구속도 같이 떨어진다는 것”이라며 “방법을 고민하다가 근육량과 지방량을 동시에 올려 체중 증가를 유도했다. 인체는 연령에 따라 다르게 성장하는데, 성장기와 달리 성인은 근력 운동 효과가 뚜렷하다. 원석이도 프로 3년차다. 지금은 체중도 안정적으로 잡힌다. 그 점이 더 좋은 퍼포먼스를 내는 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SSG 김원형 감독. 스포츠동아DB


신체적 성장은 결과로도 나타났다. 오원석은 올 시즌 4경기에 선발등판해 2승1패, 평균자책점 3.80, 이닝당 출루허용(WHIP) 1.45를 기록했다. 4경기 중 3경기를 5이닝 이상 2자책점 이하 투구로 마쳤다. 오원석은 “비시즌 웨이트 트레이닝, 롱 토스 등을 많이 했다. 덕분에 공도 빨라졌고, 전보다 구위가 좋아졌다”며 “선발등판일 사이에 5일이 주어지는데, 그 기간에 구위가 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오원석에게 선발투수로 자리매김할 시간을 주고 있다. 결과와는 무관하다. SSG 선발진의 미래인 만큼 꾸준한 경험을 축적하는 게 목적이다. 그는 “지난해 풀타임 시즌을 치렀지만, 1년치 데이터를 쌓았을 뿐”이라며 “대개 선수를 기용할 때 최소 3~4년간 축적한 데이터를 보고 판단한다. 경험이 필요한 선수는 컨디션을 관리하며 기회를 줘야 한다. 그때부터는 우리 지도자들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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