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신의 한 수’ 된 오윤석, 박경수가 기회 양보한 이유 증명했다

입력 2022-04-28 15: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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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오윤석. 스포츠동아DB

“누군가에겐 기회예요.”

난항을 피하기 어려웠다. 중심타자가 잇달아 이탈했다. 개막 전 강백호는 오른쪽 새끼발가락 피로골절로 수술을 받았다. 23일에는 외국인타자 헨리 라모스도 같은 부위를 다쳤다.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그래도 이겨내야 하지 않겠느냐. 지금 기회 받는 선수들이 제 몫을 다해주면 분명한 플러스 요소다. 팀도 고비를 넘기면서 한층 성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대에 부응한 것은 오윤석(30)이다. 선발출장한 22일 수원 NC 다이노스전부터 5연속경기 안타를 기록했다. 이 기간 타율은 0.500(18타수 9안타)에 이른다. 5경기 중 무려 3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26~27일 수원 KIA 타이거즈전에선 3, 5번타순으로 이동해 중심타자 역할을 맡았다. 이 감독은 “지금 우리 팀에서 가장 잘 치는 타자가 중심타선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7월 오윤석을 트레이드로 영입할 당시와 분위기가 달라졌다. 트레이드는 우승 전력을 갖추려 한 KT의 백업선수 보강 성격이 강했다. 이숭용 전 KT 단장도 “뎁스를 강화하기 위해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들어서는 달라졌다. 오윤석이 선봉에 서 있다. 같은 포지션에서 뛰는 주장 박경수도 기량을 인정한다. 오윤석은 롯데 자이언츠 시절이던 2020년 프리에이전트(FA)로 이적한 안치홍의 주전 2루수 자리를 위협한 바 있는데, 박경수는 이때부터 그의 기량을 높게 평가해왔다.

오윤석은 박경수로부터 기회를 양보받기도 했다. 박경수는 17일 사직 롯데전에서 이 감독에게 자기 대신 오윤석의 선발출장을 요청했다. 그에게도 소중한 기회였지만, 팀을 위해 양보했다. 그는 “그때 (오)윤석이가 뛰지 않았다면 자신감이 떨어질 듯해 보였고, 냉정하게 ‘내가 도움이 될까’ 싶었다”며 “나도 윤석이의 위치에 있어 봤다. 실패하더라도 감이 좋을 때 뛰어야 얻는 게 있다. 다행히 감독님께서 내 요청을 잘 받아주셨다”고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박경수는 “이제는 누군가 내 자리를 꿰차야 한다. 윤석이에게 ‘네가 주전이야. 주전에 맞는 컨디션을 맞추라’고 당부했다”며 “우리는 라커룸에서 옆자리를 쓴다. 덕분에 대화를 많이 나눌 수 있다. 윤석이는 매 경기 잘하려는 마음이 큰 친구다. 지금은 결과에 따라 위축되기도 할 테지만,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얘기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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