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즐기는 시즌? 올해입니다” 고정관념 타파, SSG 고효준이 포효하는 순간

입력 2022-05-12 18: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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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고효준. 스포츠동아DB

“‘나이 들어서 안 된다’는 말, 제가 바꾸고 싶어요.”

SSG 랜더스 고효준(39)은 지난 2년간 2차례나 방출 시련을 겪었다. ‘전력외’ 선수로 평가받는 일이 잦았다. 하지만 SSG가 손을 내밀었다. 1월 SSG 유니폼을 입었다. 그와 선수, 지도자로서 오랜 시간 함께한 김원형 SSG 감독은 불펜에 경험을 더할 수 있다고 봤다.

기회를 어렵게 얻은 만큼 절실하다. 고효준은 1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 앞서 “나는 매 경기, 매 순간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던진다”고 말했다. 승부처에선 포효 소리도 크다. 위기를 넘기면 감정을 아낌없이 드러낸다. 11일에도 1점차로 쫓기던 8회말 2사 2루서 삼성 강한울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크게 포효했다. 그는 “절실한 만큼 제스처도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돌아봤다.

우리 나이로 마흔이 됐다. 그럼에도 정상급 기량을 뽐낸다. 11일까지 올 시즌 10경기에선 승패 없이 5홀드, 평균자책점(ERA) 0.00(10.2이닝 무실점), 이닝당 출루허용(WHIP) 0.38로 활약했다. 고효준은 “언제까지 야구할지 예상할 순 없다. 하지만 오랜 시간 야구하며 긴 연차수를 올리는 선수로 남고 싶다”며 “‘나이 들어서 안 된다’는 말을 바꾸고 싶다”고 다짐했다.

전성기 못지않은 기량이다. 김 감독과 머리를 맞댄 결과다. 볼카운트 2스트라이크를 잡기까지는 변화구 위주로 투구하는 방침을 세웠다. 그동안 직구 의존도가 높았던 그에게는 획기적 변화다. 그러면서 제구 불안을 해소했다. 고효준은 “변화구 위주로 투구하면서 자신감도 더 생겼다”고 말했다.

올해로 프로 21년차다. 해온 것보다 남은 선수생활이 더 짧은 시기다. 하지만 올해만큼 즐거운 시즌도 없다. 고효준은 “가장 즐기는 시즌은 올해 같다. 예전에는 많이 억눌리기도 했다. 나를 표현하지 않았던 시절도 있었다. 앞으로도 내가 해보지 않은 것이 있다면, 남들이 하지 않은 것들을 해보고 싶다”며 웃었다.

대구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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