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소방수’ 두산 박신지, 149㎞ 앞세워 깜짝 데뷔 첫 선발승

입력 2022-05-12 22: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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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2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열렸다. 선발 투수로 등판한 두산 박신지가 역투하고 있다. 고척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선발투수는 박신지입니다.”

두산 베어스는 1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을 마친 뒤 다급하게 이튿날 선발투수 변경 소식을 전했다. 선발등판이 예정됐던 곽빈이 갑작스러운 왼쪽 허벅지 통증으로 로테이션을 소화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두산은 퓨처스(2군)리그에서 선발로 나서고 있던 박신지를 12일 콜업해 내세웠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 성적은 4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ERA) 5.09였다. 썩 신통치는 않았지만, 두산으로선 최선의 선택이었다.

두산은 11일 키움전에서도 대체선발로 승리를 낚았다. 외국인투수 아리엘 미란다의 공백을 좌완 최승용이 6이닝 무실점 호투로 완벽히 메웠다. 이렇게 ‘잇몸 야구’를 한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또다시 대체선발 카드를 꺼내야 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12일 경기 전 “2군 선발투수들 중 박신지의 날짜가 가장 맞아떨어졌다. 상황을 봐서 조금 일찍 교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신지는 김 감독의 예상보다 오래 마운드를 지켰다.

박신지는 최고구속 149㎞를 찍은 직구를 앞세워 키움 타자들을 초반부터 빠르게 처리해 나갔다. 1회 야시엘 푸이그에게 내야안타, 이주형에게 볼넷을 내준 게 위기의 전부였다. 2~4회 3이닝은 공 26개로 간단히 지웠다. 5회도 1안타로 막았다. 그러나 6회 1사 후 이주형과 송성문에게 볼넷, 김혜성에게 안타를 허용해 만루 위기에 몰렸다. 이 상황에서 공을 2018년 입단 동기 정철원에게 넘겼다.

‘친구’는 뒤를 확실히 틀어막아줬다. 정철원은 후속타자 이지영을 내야땅볼로 처리하며 박신지의 책임주자 1명을 홈으로 불러들였지만, 이후 박준태를 삼진으로 잡고 팀의 2-1 리드를 지켰다.

두산은 8회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의 내야땅볼 타점으로 1점을 더 달아났다. 9회 마무리투수 홍건희가 1실점해 다시 1점차로 쫓겼지만 거기까지였다. 최종 3-2 승리와 함께 박신지의 데뷔 첫 선발승도 완성됐다. 정철원 역시 데뷔 첫 홀드를 챙겼다.

두산은 이번 3연전에 대체선발 2명을 써 모두 선발승을 신고했다. 올 시즌 첫 3연전 스윕이란 기분 좋은 기록도 더했다. 박신지에게는 잊지 못할 첫 선발승이다.

고척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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