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따라잡을 뻔했는데…” 외인 홈런 1위 SSG 크론, 현역 메이저리거와 유쾌한 경쟁

입력 2022-05-19 15: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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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케빈 크론. 스포츠동아DB

“최근에 형이 못 치고 있어서 한 번 자랑할 뻔했죠(웃음).”

SSG 랜더스 외국인타자 케빈 크론(29)에게는 재미있는 경쟁상대가 있다. 메이저리그(ML)에서 뛰는 형 CJ 크론(32·콜로라도 로키스)이다. 아버지 크리스 크론(58)도 야구인이다. 현재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보조 타격코치다. 삼부자는 날마다 야구로 이야기꽃을 피운다.

형제가 동시에 홈런을 친 날이면 더 흥미로운 대화가 시작된다. 작은아들 크론은 “내가 ML 데뷔 첫 홈런을 친 날 형도 홈런을 쳐 우리 가족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웃음). 언젠가 더 잘 쳐서 형을 꼭 놀려주겠다”고 말했다.

크론은 1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자랑거리를 만들었다. 5타수 3안타 1홈런 4타점으로 5-3 승리의 주역이 됐다. 2회초 1사 1루서 두산 선발투수 곽빈을 상대로 좌중월 2점홈런을 터트렸다. 타구속도 시속 174.2㎞, 비거리 130m에 달할 정도로 힘이 넘쳤다. 시즌 8호 아치를 그리며 전체 외국인타자들 중 홈런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하지만 자랑하기에는 아직 모자랐던 모양이다. CJ 크론의 올 시즌 홈런수가 조금 더 앞선다. 5일(한국시간) 워싱턴 내셔널스전부터 13경기에선 홈런을 치지 못했지만, 19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한 방을 터트리며 시즌 10홈런을 달성했다. 크론은 “최근에는 형이 (홈런을) 몇 경기째 못 치고 있어서 한 번 자랑할 뻔했다. 따라잡을 뻔했는데 아직 그러지 못한 상황이다. 그래도 비슷한 수치인 것 같다”며 웃었다.

콜로라도 C.J. 크론.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들 2명의 유쾌한 경쟁이 계속될수록 시너지도 생긴다. SSG 팀 내에서도 CJ 크론의 홈런 여부가 관심사다. 크론은 “사실 우리 팀 코치 중에서도 형의 경기를 챙겨보고 ‘너희 형 홈런 쳤더라’며 장난치는 이도 있다(웃음). 그러면 나는 ‘시즌 끝나고 한 번 보라’고 말한다. 시즌을 마친 뒤에는 내가 형보다 더 많은 홈런을 친 상태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점입가경이 예상된다. 크론은 한국야구에 서서히 적응하고 있다. 생소했던 투수들도 익숙해지는 단계다. 이제는 볼카운트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는 “사실은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는 좀더 오래 걸리는 느낌도 있었다. 하지만 스트라이크존 안에 들어오는 공에는 조금씩 대처하게 된다. 얼마든지 잘 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긴다. 이제는 일관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잠실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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