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소로 송해길로…끝없는 조문 행렬

입력 2022-06-10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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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낙원동 송해길에 설치된 송해 동상 앞에서 전날 별세한 송해를 위해 묵념하고 있다. 동상 주변에는 인근 주민들이 보낸 근조화환들로 가득 차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대한민국이 사랑한 ‘국민MC’ 송해와 마지막 작별

이순재·이미자 등 동시대 스타들 발길
“연예계의 상징적 존재” “세월이 야속”
임시 분향소에도 시민들 추모 잇따라
‘함께여서 즐거웠습니다’ 현수막 걸려
이제 큰 별이 되어 시청자의 가슴에 남은 고 송해를 추억하려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9일 연예계 스타들이 잇달아 고인의 빈소를 찾아 슬픔을 나누고 있다. 서울 종로구 낙원동 송해길과 대구 달성군 옥포읍 송해기념관에 마련된 임시 분향소에도 한 송이 꽃을 바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60여년 넘는 세월, 굴곡진 한국 대중문화사의 한 페이지를 자신의 이름으로 채운 고인이 34년간 KBS 1TV ‘전국노래자랑’을 통해 위로해온 시청자들이다.


●이미자 “너무도 아쉬워” 울컥

전날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는 이날 이른 오전부터 북적였다. 방송인 임성훈, 김숙, 트로트 가수 박상철, 이찬원, 배우 전원주 등이 찾아와 유족들과 슬픔을 나눴다.

이순재, 이미자 등 동시대에 활약한 스타들도 침통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순재는 송해가 “최고의 연예인이자 연예계의 상징적인 존재”라며 “평생 절제하고 후배들에게 폐 끼치지 않으려 노력한 사람”이라고 돌이켰다.

이미자는 “최근 전화통화하며 조만간 식사하자고 약속했는데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 안타깝다”며 울컥했다. 이어 “추울 때나 더울 때나 수많은 공연을 함께 하며 고생을 나눈 사이”라며 “세월의 흐름이 아쉽기만 하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또 다른 이들은 SNS를 통해 고인을 추모했다. 가수 딘딘은 송해와 함께 광고를 촬영한 현장 사진을 공개하며 “신인이었던 저를 위해 스태프에게 ‘나보다 딘딘을 더 챙겨 달라’고 당부하셨다”고 추억했다. 배우 김희선은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시던 프로그램이 ‘전국노래자랑’”이라며 “언제나 기억하겠다”고 썼다.

후배 코미디언들은 10일 오전 4시30분 고인의 영결식을 진행한다. 이어 서울 종로구 낙원동 송해길과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본관을 들러 장지인 대구 달성군 옥포리로 향한다.


●시민들도 헌화하며 묵념

송해가 타계 직전까지 출근했던 사무실이 자리한 송해길은 온통 추모 분위기로 가득했다. 거리에는 인근 주민들이 제작한 ‘송해 선생님, 함께여서 즐거웠습니다’라는 문구가 담긴 현수막이 내걸렸다. 시민들은 줄을 서서 송해 동상 앞에 헌화했다. 김지무(57) 씨는 “고인의 공연을 많이 봤다. 낙원동에도 애정이 깊으셨던 분”이라며 “마지막으로 인사를 올리고 싶어 찾아왔다. 마음이 아프다”며 슬퍼했다.

정부는 문화예술 발전에 공적이 뚜렷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금관문화훈장을 고인에게 추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반세기가 넘는 기간 국민에게 큰 웃음과 감동을 선사해주셨다”며 “슬픈 마음을 금할 길 없다”는 조전을 보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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