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세 미화원↔서열 꼴찌맘 김재화, 반전→활약 기대 (클리닝업)

입력 2022-06-18 22: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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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세 미화원 뒤에 감춰진 김재화의 반전 사연이 시선을 끈다.

JTBC 토일드라마 ‘클리닝 업’(연출 윤성식, 극본 최경미)에서 제대로 터진 ‘말발’로 동료들에게 눈썹 문신을 권유하며 강렬한 첫 등장을 알린 베스티드 투자증권 미화원 맹수자(김재화 분). 먹잇감을 노리는 한 마리의 맹수 같이 베스티드를 활보하는 수자의 모습은 갓 문신한 그녀의 시커먼 눈썹 만큼이나 강렬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화려한 언변으로 그토록 깐깐하다는 파트장 천덕규(김인권 분)를 마음대로 구워 삶고, 일 몇 시간이라도 더 따 내기 위해 동료들 감시는 기본, 천 가지 얼굴과 만 가지 꿍꿍이로 베스티드 미화원들을 손 바닥에 꽉 쥐고 있는 수자는 그야말로 실세 중 실세다. 그녀의 날카로운 레이더에 한번 걸린 순간 빠져 나오기란 힘들었고, “실수하는 거 내 눈에 딱 걸려봐 다 일러 바칠 거야”라는 매서운 포효는 가히 정글의 왕 다웠다.

그런데 이 정글의 왕이 집에만 가면 서열 꼴찌가 되는 기이한 상황이 목격됐다. 남편 정사장(고인범 분)은 아내가 아끼는 물건을 일언반구도 없이 내다버리는 등 그녀를 함부로 대하면서도 왕대접을 받았고, 수자가 끔찍이 아끼는 아들 정근우(권지우 분)는 면전에서 방문을 쾅 닫으며 쌀쌀 맞게 대했다.

할 게 태산인 제사 준비도 온전히 수자의 몫이었다. 재료들을 힘겹게 이고 지며 들어와, 제사상을 차리느라 고군분투하는 사이 굳게 닫힌 남편 방의 문이 열린 건 딱 한 번, 제기를 꺼내던 수자가 큰 소리를 내며 넘어졌을 때였다. 그 마저도 수자의 상태는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제기 걱정 뿐이었다. 그렇게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한 수자 앞에는 남들이 다 퍼가고 야채 몇 조각만 남은 초라한 해물찌개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렇게 한편으론 복장 터지고, 한편으론 너무나도 딱한 수자의 반전 사연이 드러났다. 이런 양극단의 서사는 김재화의 탄탄한 연기 내공으로 더 큰 몰입감을 끌어냈다. 미화원 실세부터 서열 꼴찌 엄마와 아내까지, 자유자재의 연기 변주에 그녀가 아닌 ‘맹수자’는 감히 상상되지 않을 정도라는 제작진 평가.

카멜레온 같은 김재화의 다채로운 활약이 앞으로도 기대된다. 김재화가 방송 전 밝힌 수자의 능력치는 “여러 직업을 경험하면서 쌓인 내공, 예를 들어 훌륭한 재봉틀 솜씨, 천덕규를 구어 삶는 언변”이라고 했다. 김재화 활약이 주목된다.
‘클리닝 업’은 매주 토, 일요일 밤 10시 30분 방송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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