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급조절·체력 향상’ 결코 우연 아닌 황선우의 세계선수권 은메달

입력 2022-06-21 13: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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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우. 사진제공 | 올댓스포츠

한국수영의 역사를 다시 쓴 황선우(19·강원도청)의 쾌거는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체계적인 준비과정을 거친 노력의 산물이었다.

황선우는 21일(한국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2022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분44초47의 한국신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종목에선 2007년 멜버른대회 박태환의 동메달 이후 15년만의 입상이자, 한국선수의 세계선수권대회 역대 최고 성적이다.

황선우가 두각을 나타낸 때는 불과 2년 전이다. 때마침 2020도쿄올림픽의 1년 연기가 확정되면서 2024파리올림픽의 전초전과도 같은 소중한 기회를 얻었다. 황선우에게 도쿄올림픽은 경험만을 쌓는 무대가 아니었다. 도쿄올림픽 자유형 200m 예선에서 새로운 한국기록(1분44초62)을 수립했고, 7위(1분45초26)를 차지한 결선에선 150m 구간까지 1위를 달리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는 황선우의 성장을 확인한 무대였다. 단순히 한국기록을 새로 쓴 것을 넘어 구간 기록에서도 약점을 완벽하게 보완했음을 알렸다.

지난해 도쿄올림픽 결선에서 황선우의 첫 100m 구간기록은 49초78이었다. 폴 비더만(독일)이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로마)에서 이 종목 세계기록(1분42초00)을 작성할 당시 100m 구간기록(50초12)보다 빨랐다. 그러나 후반 100m 구간기록은 55초48로 크게 떨어졌다. 당시 황선우는 스스로도 100m 기록을 인지하지 못한 채 질주했다. 그만큼 의욕이 강했기 때문이다. 레이스를 마친 뒤 “(초반) 100m가 49초78이라고요? 그러니까 마지막이 힘들지”라고 아쉬워하면서도 “체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 더 좋아질 것 같다”고 희망을 노래했다.


황선우의 이번 대회 첫 100m 구간기록은 50초72로 전체 4위였다. 그러나 페이스를 조절한 덕분에 이후 100m 구간기록은 53초75로 크게 처지지 않았다. 특히 마지막 50m 구간기록은 27초14로, 도쿄올림픽 결선 때의 28초70보다 1초56이나 빨랐다. 결승선까지 약 20m를 남겨두고 이 종목 도쿄올림픽 우승자 톰 딘(영국)을 추월한 장면은 백미였다. 완급조절에 체력까지 향상됐기에 가능했던 전략이다. 황선우도 “도쿄올림픽에선 경험이 부족했다. 초반 오버페이스로 후반에 많이 떨어졌다”며 “이번에는 지난 경험을 토대로 후반에 스퍼트를 올리는 전략으로 은메달이라는 값진 결과를 얻었다”고 기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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