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부진’ 수원 삼성, 선수들은 치열하게 이겨내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최악의 6월을 보낸 뒤 연패를 끊었지만, 수원 삼성의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러나 선수들은 고통스러운 지금을 누구보다 치열하게 이겨내고 있다.

6월 A매치 휴식기를 마친 뒤 수원은 최악의 부진을 이어오고 있다. FA컵을 포함한 5차례 공식경기에서 1무4패다. 6월 4경기에선 모두 완패를 당했고, 연패를 끊은 7월 3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K리그1 19라운드 홈경기에선 0-0으로 비겼다.

공수에서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덴마크 출신 공격수 그로닝의 부적응으로 인해 공격력 개선 기미는 보이지 않고, 나름의 활약을 해줄 수 있는 김건희도 부상으로 고생하다 최근에야 복귀했다. 부산 아이파크 공격수 안병준 영입전에서 승리를 눈앞에 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최근에는 수비까지 말썽이다. 수비가 탄탄하면 골이 없어도 패배는 피할 수 있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특히 베테랑 수비수들의 집중력 저하가 고민스러웠다. 이병근 수원 감독은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선제골 이후 버텨주지 못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선수들의 마음은 무겁다. 주장 민상기는 인천전 이후 스포츠동아와 만난 자리에서 “오랜 만에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지만, 마음이 짐이 크다”며 “연패가 이어지는 동안 주변을 둘러볼 여유도 없었고, 일상생활이 망가질 정도로 힘들고 버거웠다”고 털어놓았다.

민상기는 수비에서도 핵심적 역할을 맡고 있으니 지금의 위기에서 책임이 자유롭지 않다. 퇴장 징계로 FC서울전(0-1 패)과 전북 현대전(1-2 패)에 잇달아 결장했고, 수원FC(0-3 패)와 리그 경기, 전북과 FA컵 8강전(0-3 패)에서도 실점을 막지 못했다. 인천을 상대로 투혼의 수비로 무실점을 이끈 뒤에도 밝게 웃지 못한 이유다.

그럼에도 민상기는 리더로서 책임감을 잃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어떻게든 버티고, 동료들 대신 비판의 화살과 질타를 받으며 희생해야 하는 게 내 일이다. 이를 악 물고 버티고 있다”며 “후배들에게 너무 많은 짐을 지우고 있는 것 같아 주장으로서 미안함이 크다”고 말했다.

다른 선수들도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수원 선수단은 포지션별로 이 감독과 미팅을 통해 문제점을 분석하고 개선해나가고 있다. 특히 실점에 직접적 책임이 있는 미드필더, 수비수들은 개별적으로 선제실점의 원인, 실점 후 심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소통하고 있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