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않은 ‘스피드 레이서’ 엄원상, 울산을 살렸다 [현장 스타]

입력 2022-07-0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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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엄원상.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피드 레이서’ 엄원상이 울산 현대를 살렸다.
울산은 5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20라운드 홈경기에서 강원FC를 2-1로 눌렀다. 양 팀의 외인 골잡이(울산 레오나르도, 강원 발샤)의 득점으로 1-1 팽팽하던 후반 42분 엄원상이 짜릿한 결승골을 터트렸다. 시즌 9호 골.

가벼운 부상에서 갓 회복된 엄원상의 투입을 놓고 울산 홍명보 감독은 고민했다. “몸은 나쁘지 않지만 얼마나 뛸 수 있을지 경기를 보며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만큼 울산은 간절했다. 6월 A매치 휴식기 이후 4경기에서 1승(1무2패)밖에 올리지 못하고 있었다. 선두 울산이 헤매는 사이 2위 전북 현대(승점 35)가 바짝 추격해왔다. 더는 물러설 여유가 없었다.
사실 경기의 화두는 따로 있었다. 한국축구의 한 시대를 풍미한 뒤 올해 초 울산 유니폼을 입은 베테랑 골잡이 박주영이었다. 그는 최용수 강원 감독과는 FC서울에서, 홍 감독과는 2012런던올림픽과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환희와 아픔을 함께 나눴다.

박주영은 이날 처음 리그 경기에 선발 출격했다. 홍 감독은 “최 감독이 (박)주영이를 보고 쫄까? 선수도 ‘꼭 골을 넣고 싶다’더라. 한 번 터졌으면 한다”고 바랐다. 최 감독은 “사연이 많지만, 팀에 해피 바이러스를 불어넣는 선수다. 오늘은 적이다. 봉쇄하겠다”고 다짐했다.

공교롭게도 박주영의 이전 리그 마지막 골이 서울 시절인 2020년 10월 24일 강원과 K리그1 26라운드 홈경기였다. 후반 25분 프리킥 골로 K리그 통산 99번째 공격 포인트를 만들었다. 그 뒤로는 긴 침묵에 빠졌고, 한 시즌을 건너뛴 채 울산에 왔다.

그러나 최후의 주인공은 엄원상이었다. 1-0으로 앞서다 수비 실책으로 허무하게 동점골을 내주며 허물어지던 흐름을 놀라운 집중력으로 되살렸다. 엄원상의 결승골로 승리를 낚은 울산은 13승4무3패, 승점 43으로 전북과 다시 승점 8점차를 만들며 한숨을 돌렸다.
울산의 기쁨은 또 있었다. 2012년 5월 홈 1-2 패배 이후 10년간 한 번도 패하지 않고 기분 좋은 징크스를 이어간 것이다.

울산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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