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된 점이 하나도 없네…한·일전 0-3 참사 반복한 벤투호, 이래도 괜찮아?

입력 2022-07-2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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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감독.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역대 최악의 졸전이었다. 4회 연속 동아시아 축구 최강의 자리를 지키려던 한국축구가 무기력한 한·일전 참패를 반복하며 다 잡았던 우승 트로피를 놓쳤다.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27일 일본 도요타스타디움에서 열린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 2022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최종전(3차전)에서 0-3으로 완패했다. 역대전적에선 42승23무16패로 여전히 크게 앞서나, 2000년대 이후는 6승7무6패로 동일해졌다.

비기기만 해도 대회 4연패, 통산 6번째 우승이 가능했다. 중국~홍콩과 앞선 2경기를 모두 3-0으로 장식한 한국은 1승1무의 일본에 한 걸음 앞선 상태였다. 그러나 스포츠에서 가장 어려운 경기가 ‘비겨도 되는’ 승부다. 방심한 탓일까. 한국은 후반에만 3실점하며 허무하게 무너졌다. 개최국 일본이 2013년 이후 9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좋은 점이 하나도 없었다. 벤투 감독이 줄기차게 강조해온 ▲전방위 압박 ▲빠른 빌드업 플레이가 전혀 이뤄지지 못했다. 골키퍼 조현우(울산 현대)를 비롯해 전 포지션에서 실수가 나왔고, 이렇다할 찬스를 한 번도 만들지 못한 채 시간만 허비했다.

한국은 조규성(김천 상무)을 원톱에 두고, 나상호(FC서울)와 엄원상(울산)을 좌우 윙포워드에 배치했다. 공격 2선 중앙에는 권창훈(김천)과 김진규(전북 현대), 3선 미드필더로는 권경원(감바 오사카)을 내세웠다.

권경원의 본래 역할은 중앙수비수지만, 그리스 올림피아코스 입단을 앞둔 황인범이 대회 도중 소집 해제돼 벤투 감독은 마땅히 쓸 카드가 없었다. 그 대신 경기 흐름에 따라 좌우 풀백 김진수와 김문환(이상 전북)이 전진하면, 권경원이 아래로 내려가 스리백으로 전환하는 전략 변화를 줬다.

그러나 이상과 현실은 전혀 달랐다. 한국은 허점투성이였다. 6-0 대승을 거둔 홍콩과 1차전에서 2골씩 터트린 소마 유키와 마치노 슈토, 니시무라 다쿠마를 앞세운 일본의 맹렬한 공세에 맥을 추지 못했다. 간간히 이뤄진 역습에서도 패스가 자주 끊겼고, 공격 전개가 원활하지 못했다.

전반 킥오프 휘슬이 울리자마자 마치노에게 중거리 슛을 허용해 분위기가 흐트러진 한국은 전반 19분 권경원의 볼을 탈취한 소마가 우리 지역 왼쪽으로 돌파한 뒤 왼발 슛을 시도한 것이 골대를 맞아 위기를 넘겼다.

후반전 양상도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급속도로 전열이 흐트러졌다. 후반 3분 후지타 조엘 치마가 띄운 높은 크로스를 소마가 껑충 뛰어올라 헤더 골을 성공시켰고, 15분 뒤에는 소마의 코너킥을 사사키 쇼가 헤더로 연결해 또 다시 골문을 열었다. 후반 26분에는 마치노에게 3번째 실점을 했다.

벤투 감독은 후반 11분 송민규(전북), 22분 조영욱(서울)·이영재(김천)를 차례로 투입하며 반전을 꾀했으나 공교롭게도 교체 직후 실점하며 악몽을 경험했다. ‘벤투호’는 지난해 3월 요코하마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0-3으로 참패했는데, 이번에도 복수에 실패했다. “좋은 컨디션으로 한·일전을 준비하겠다. 오직 승리만 바라본다”던 벤투 감독의 약속은 공염불에 그쳤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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