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훈 대표 사퇴…“피해보상·재발 방지 총력”

입력 2022-10-20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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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경기도 성남 카카오 사옥에서 ‘카카오 먹통’ 사태 장기화와 미흡한 대응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하고 있는 남궁훈(왼쪽), 홍은택 카카오 대표. 사진 | 뉴시스

‘카카오 먹통 사태’…고개 숙인 남궁훈·홍은택 카카오 대표

“장기간 동안 큰 불편 드려 죄송
서비스 완전 정상화 후 원인 조사
카카오 전체의 시스템 점검·쇄신
2개월 내 유사 사고방지 체계 구축
SK C&C와 손해배상 논의 예정”
남궁훈·홍은택 카카오 대표가 ‘카카오 먹통’사태 장기화와 미흡한 대응에 고개 숙여 사과했다. 남궁 대표는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카카오는 복구 완료 후 원인파악과 함께 보상 정책을 수립해 실행할 계획이다. 재발 방지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나선다.

하지만 이중화 조치가 사실상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카카오의 허술한 서비스 운영이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또 화재 원인과 배상을 놓고 SK C&C와의 책임 공방 등 논란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근본 대책 마련…신뢰 회복 노력”


남궁훈·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19일 오전 경기도 성남 카카오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카오 먹통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남궁 대표는 “저희의 준비 및 대응 상황이 이용자분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장시간 동안 큰 불편을 드렸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카카오 전체의 시스템을 점검하고 쇄신하겠다.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남궁 대표는 특히 대표직에서 물러나 비상대책위원회 재난대책소위를 맡아 이번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 대책을 세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상대책위원회를 맡고 있는 홍 대표는 “많은 분들의 성원에 보답하지 못한 최근 사고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카카오톡은 이제 국민 대다수가 쓰기 때문에 공공성을 띠는 서비스다. 앞으로는 이 책무에 소홀한 점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서비스 완전 정상화 이후 직·간접적 원인과 복구 지연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또 피해자들을 위한 보상 정책을 수립하고, 가능한 빠르게 실행할 계획이다. 19일 피해보상을 받는 별도의 채널도 열었다.

재발 방지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나선다. 내년 중 완공 예정인 안산 데이터센터와 2024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시흥 데이터센터는 물론 이번처럼 데이터센터 한 곳이 완전히 멈추더라도 원활하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수준의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개발자 작업도구 이중화 안돼”


하지만 카카오 먹통 사태에 대한 후폭풍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먼저 카카오의 미흡한 대응에 대한 비판 여론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가 이날 사실상 서비스 이중화 조치에 실패했다는 점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이와 관련해 “복구가 지연된 원인은 서비스 데이터와 응용프로그램은 이중화됐지만, 개발자들의 주요 작업 및 운영도구가 이중화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데이터 트래픽이 몰리는 경우를 가정한 모의훈련은 있었지만, 데이터센터 자체가 셧다운 되는 경우를 대비하는 훈련은 없었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개발자 도구 이중화를 판교 데이터센터 운영이 안정화되는 대로 시작해 2개월 안에 유사 사고를 막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집단소송 움직임 등 피해 보상 및 배상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다. 카카오는 피해가 명확한 유료 서비스의 경우 바로바로 보상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다만 무료 서비스 피해에 대해선 사례를 받아보고 정책을 세워야 해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SK C&C와의 책임 공방도 본격화할 조짐이다. 홍 대표는 이와 관련해 “SK C&C와 구상권 청구 문제는 지금 논할 게 아니다. 책임소재를 다투기에 앞서 먼저 보상하겠다”면서도 “이번 사고의 1차 원인은 SK C&C에 있기 때문에 피해보상을 논의하는 수순은 예정된 것이다”고 말했다. SK C&C 뿐 아니다. 불이 난곳이 전기실이라는 점에서 배터리가 화재 원인으로 명확하게 밝혀질 경우, 배터리 업체로까지 다툼이 확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편,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의 경영 복귀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 홍 대표는 “현재 경영 개입을 하지 않고 있고, 필요에 따라 선택적 개입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김 창업자의 입장은 24일 국정감사에서 들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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