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차기 사령탑에 염경엽 KBO 기술위원장 선임…왜 염경엽이었을까?

입력 2022-11-06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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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6일 염경엽 KBO 기술위원장을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류지현 전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겠다고 밝힌 지 이틀만이다. 후보 선정부터 선임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된 과정은 구단 최고위층의 의사가 직·간접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스포츠동아DB

LG 트윈스가 염경엽 KBO 기술위원장(54)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LG 구단은 6일 “제14대 감독에 염경엽 해설위원을 선임했다. 계약기간 3년, 총액 21억원(계약금 3억+연봉 5억+옵션 3억 원)의 조건에 사인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프런트와 현장에서의 풍부한 경험을 갖춘 염 신임 감독이 구단의 궁극적 목표와 미래 방향성을 추구하기에 적임자라고 판단해 선임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LG는 올해 한국시리즈(KS) 진출에 실패한 류지현 전 감독(51)과 4일 재계약하지 않기로 결정한 뒤 빠르게 움직였다. 구단고위층이 4일 염 감독과 접촉했고, 5일 계약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염 감독은 코칭스태프 구성을 시작으로 업무에 들어간다.


●2군 총괄→1군 감독으로 바뀐 배경은?

LG의 염 감독 선임은 다소 파격이다. LG가 류 전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기로 한 뒤 선동열 전 야구국가대표팀 감독 등이 차기 사령탑으로 유력하다는 루머가 파다했다. 게다가 LG는 정규시즌을 마친 직후 염 감독에게 2군 총괄 코디네이터를 제안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었다.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2군을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해 염 감독을 영입하려고 했다. 하지만 며칠 새 상황은 크게 바뀌었다.

차명석 LG 단장은 6일 “정규시즌을 마친 직후 염 위원장에게 2군 총괄 코디네이터를 제안했다. 1군의 정규시즌 결과가 좋아 2군 강화에 초점을 맞춰 영입을 시도했다. 염 위원장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부에 알려진 것처럼 포스트시즌 결과에 대해 구단 고위층에서 크게 실망한 건 사실이다. 류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기로 방침이 굳어진 뒤 모든 게 달라졌다”고 덧붙였다.

염경엽 LG 신임 감독. 스포츠동아DB



●톱다운으로 결정된 차기 사령탑

염 감독 영입을 추진하면서 LG 구단 고위층이 직접 의사결정을 내리고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KBO 총재까지 지낸 구본능 LG 구단주대행이 직·간접적으로 염 감독 영입에 적극성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톱다운(top down)’ 방식이었다. 현장에서 차기 감독 후보군을 추렸겠지만 검증과 의사결정, 계약서 작성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는 것은 구단 고위층의 결심 없이는 불가능하다.

염 감독은 과거 LG에서 스카우트팀장, 운영팀장, 코치로 재직한 바 있다. 이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서 코치로 일하다가 2013년 처음으로 프로팀 지휘봉을 잡았다. 2019년에는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감독으로 변신했다. 사령탑을 맡아 팀을 지휘한 매 시즌 포스트시즌(PS) 진출을 이뤘지만, KS 우승까지 거머쥔 적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G의 선택은 염 감독이었다. 계약기간은 3년이지만 내년 시즌 최소한 KS 무대는 밟아야 하는 무거운 과제가 그에게 주어졌다. ‘독이 든 성배’까지는 아니더라도 성적에 대한 큰 부담감은 결코 지울 수 없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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