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 유해진 “첫 왕 역할, ‘왜 나야?’ 물어…웃으실까 고민”(종합)[DA:인터뷰]

입력 2022-11-11 15: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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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영화에서 이미 많은 캐릭터를 연기했던 유해진이 새로운 캐릭터로 관객 앞에 섰다. 처음으로 왕 역할을 맡은 것과 동시에 그동안 코미디 영화에서 친숙했던 유해진의 모습이 아닌, 진지함 그 자체로 다가온 유해진의 모습이 낯설기도 하지만 반가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유해진은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올빼미’ 인터뷰를 통해 기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날 유해진은 이번 영화를 통해 첫 왕 역할을 맡았다. 처음 왕 역할을 제안 받았을 때 기분에 대해 묻자 “‘왜 나야?’라고 물었다. 그랬더니 (감독이) 나만의 왕의 모습이 기대가 된다고 해서 알겠다고 했다. 인조가 특별히 욕심났다라기 보단, 영화 속 인물이었다. 특별히 하고 싶었던 왕은 없었다”라고 답했다.



유해진이 표현하고자 했던 왕의 모습은 무엇이었을까. 유해진은 “어떤 역할을 해도 ‘왜 꼭 그래야해?’라는 물음이 있다. 그게 기본적인 나의 바탕이 되는 생각이기 때문에, 그래서 그 질문이 이번에도 도움이 됐다. 왕뿐만 아니라 무슨 역할을 해도 근본적으로 드는 생각인 것 같다”라며 “그 질문들이 뭉쳐져서 그 인물이 되는 것 같다. 내가 의도한 모습이 그려지게 되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유해진은 ‘인조’라는 인물 그 자체를 표현하는 것에 중점을 두기 보단 영화 속 인물에 더 집중했다. 유해진은 “영화가 어떤 기록에 의해 모티브로 탄생했지만, 인조라는 왕에 대해 디테일하게 잘 알지는 못했다. 이 영화의 실제 기록에 나왔을 환경을 알지, 다른 건 잘 모른다. 영화 속의 인조만, 어떻게 보면 가상의 인물일 수도 있다. 영화 속에 나오는 인조만 알고 있다”라며 “역사이야기를 그린 영화가 아니라, 한 사건을 다뤘기 때문에 그 정도만 알고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왕의 남자’ 조감독이었던 안태진 감독을 17년 만에 만난 소감을 묻자 유해진은 “옛날에 그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소통하기 편했다. 허물없이 이야기할 수 있었고, 그래서 훨씬 좋았던 것 같다. 격식을 차리지 않아도 되고 필요한 이야기를 편하게 할 수 있어서 작품에 도움이 됐다”라며 “(안태진 감독이)기존 왕의 모습이 아니길 바랐다고 하더라. 유해진이 하면 다른 왕일 것 같아서 제안을 했다고 했다. 처음에 제일 먼저 물었던 질문이었다”라고 회상했다.

그동안 코미디 영화나 예능에서 보인 유해진의 모습과 ‘올빼미’ 속 유해진의 모습은 상반된 느낌을 준다. 이런 부분에 대해 걱정이 없었냐고 묻자 유해진은 “코미디에서 친숙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일까 고민이 많이 됐다. 왕이라고 나왔는데 웃으면 어떡하나, 그래서 첫 등장을 바꾸기도 했다. 느닷없이 등장하면 부작용이 있을 것 같아서, 천천히 관객에게 스며들면 어떨까 싶어서 바꿨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언론시사회를 통해 이번 영화에서 연극 무대 활동을 떠올리며 연기했다고 밝힌 유해진은 “가벼운 이야기가 아니고, 배역도 굵고, 그런 작품을 생각하다보면 연극 무대가 생각난다. 연극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연극은 굵은 느낌이다. 영화 속 한 장면을 촬영할 때도 연극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연기를 하면서도 ‘연극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알 수 없는 공기의 무게, 나만 느끼는 부분이었다. 그런 게 무대 같은 느낌을 들게 했다”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진행된 언론시사회에서 유해진이 류준열에 대한 칭찬을 언급하자 류준열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유해진은 “그때 우는지 몰랐다. 어제 집에 가서 기사를 보고 알았다. 전혀 몰랐다. 만약 알았다면 행사 끝나고 ‘이야기가 좋았냐’라고 한 마디라도 했을 텐데, 전혀 몰랐다. 또 차에 와인을 넣어놨더라. 류준열 배우가 그런 마음 씀씀이가 있다”라고 애정을 엿볼 수 있게 했다.


유해진에게 ‘첫 왕 역할’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 유해진은 “왕은 뭔가 상징적인 게 있는 것 같다. 여러 번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한번 할 수 있을까?’ ‘내가 연기 인생에 한 번쯤 기회가 올까?’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실제로 올지 몰랐다. 그런 면에서 나에게 또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진선규 씨가 ‘형이 왕 역할을 해서 좋다’고 하더라. 자기도 형처럼 그런 길을 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본다고 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올빼미’속 왕으로 등장하는 유해진의 모습을 본 관객들에게 그는 어떤 반응을 기대하고 있을까. 유해진은 “영화를 보고 나서 영화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 영화 이야기를 재밌게 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잘 묻혀있었다는 이야기인 것 같다. 나도 잘 섞였다는 이야기인 것 같다. 그래서 전반적인 ‘올빼미’ 이야기만 나눴으면 좋겠다. 왕 역할에 대한 이야기보단, 전반적인 영화 이야기를 나눈다면 성공한 게 아닌가 싶다”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한편 ‘올빼미’는 밤에만 앞이 보이는 맹인 침술사가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벌이는 하룻밤의 사투를 그린 스릴러다.

유해진이 ‘올빼미’에서 연기한 인조는 정체 모를 불안감에 사로잡힌 인물로 세자의 죽음 이후 광기에 휩싸여 극단적인 양면성을 보이며 극의 긴장감을 유발한다. 오는 11월 23일 개봉.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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