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게 농구하면 안 돼” KB스타즈 김완수 감독의 가볍지 않은 한마디

입력 2022-11-15 13: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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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스타즈 김완수 감독. 스포츠동아DB

“예쁘게 농구하면 안 된다.”

청주 KB스타즈 김완수 감독(45)은 15일 부산 BNK 썸과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원정경기에서 69-84로 패하며 정규리그 1라운드를 마친 뒤 선수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올 시즌 1라운드 5경기에서 KB스타즈는 1승4패로 부진했다. 2021~2022시즌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을 모두 제패한 디펜딩 챔피언의 면모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 김 감독은 공황장애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국내 최고 센터 박지수의 공백에 따른 플랜B를 준비했지만, 생각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자 고민이 크다. 2021~2022시즌 경기당 41.4개(1위)였던 팀 리바운드가 올 시즌 38개(6위)로 감소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리바운드의 감소는 공격 기회가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KB스타즈 선수들 중 리바운드 부문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이는 단 한 명도 없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몸싸움을 회피한다”고 아쉬워했다. 몸싸움은 높이의 차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한 방법이다. 허용된 범위 안에서 몸싸움을 피하지 않고 좋은 자리를 선점하면, 매치업에서 밀리지 않을 수 있다. 소위 ‘전투모드’인 선수들이 높은 점수를 받는 것도 그 때문이다. 김 감독은 “꾸준히 연습하고 대화하며 선수들도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리바운드와 몸싸움에서 밀린다. 선수들이 예쁘게 농구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사진출처 | 청주 KB스타즈 SNS


특히 페인트존에선 몸싸움이 필수다. 리바운드뿐 아니라 골밑 득점 기회를 만드는 포스트-업도 몸싸움 없이는 불가능하다. 박지수는 분명 대체불가선수지만, 그 공백을 최소화하는 것은 동료선수들의 몫이다. 다양한 방법을 통해 틈을 줄여나가는 것 또한 선수의 성장과정이기에 결코 가볍게 봐선 안 된다. 김 감독도 이 부분을 지적한 것이다. 김 감독은 “경기는 승패가 갈릴 수밖에 없다”며 “코트는 전쟁터라는 마음가짐이 없다면 프로선수의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화도 모색하고 있다. 김소담, 엄서이 등 피지컬이 뛰어난 선수들뿐 아니라 투쟁심을 갖고 뛰는 선수들의 중용을 예고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경기의 중요성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하되 라인업도 다양하게 짤 것이다. 전투적인 선수들을 폭넓게 활용해야 한다고 느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B스타즈는 과연 1라운드의 부진을 딛고 일어설 수 있을까.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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