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취운전도 방출인데 이 시국에 음주운전…대체 경각심은 어디로

입력 2022-11-22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한화 하주석. 스포츠동아DB

비시즌 자기관리는 프로선수의 책임감을 보여주는 하나의 척도다. 다음 시즌을 준비하며 착실히 개인운동을 하고 스프링캠프에 합류하는 것은 기본이고, 각종 구설수에 휘말리지 않도록 하는 것도 이 범주에 포함된다.


그러나 올해 비시즌에는 벌써 2차례나 선수의 음주운전 사실이 전해졌다. NC 다이노스는 7일 외야수 김기환(27)이 숙취운전으로 적발된 뒤 최종 음주 판정(혈중알코올농도 0.041%)이 내려지자 가차 없이 퇴단 조치했다. “음주운전에 대한 강화된 사회인식을 반영한 조치”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자택에서 혼자 술을 마신 뒤 이튿날 오전 출근길에 접촉사고를 낸, 어찌 보면 평범한 일상이 선수의 인생항로에 큰 영향을 미친 사례다. 이 같은 NC의 조치가 선수들의 경각심을 일깨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그 기대는 불과 2주 만에 산산조각이 났다. 한화 이글스 주장 하주석(28)이 19일 새벽 음주운전을 하다가 단속에 적발됐다. 혈중알코올농도 0.078%로 면허정지 처분을 받았다. 음주운전으로 인해 면허가 정지될 경우 KBO로부터 7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게 된다.


숙취운전을 하다가 문제를 일으켜도 팀을 떠나야 하는 상황에, 술에 취한 상채로 운전대를 잡은 것은 대단히 무책임한 행동이다. 술을 마신 상태로 운전대를 잡은 것만으로도 면죄부를 받긴 어렵다. 게다가 다른 선수들의 모범이 돼야 하기에 스스로 행동거지를 조심해야 하는 주장이 음주운전에 적발된 것도 문제다.


음주운전은 잠재적 살인행위다. KBO가 올 6월 음주운전과 관련한 수위 및 횟수별 징계를 구체화해 강력한 처벌을 선언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된 선수는 별도의 상벌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규약 조항에 의거해 곧바로 제재된다. 허구연 KBO 총재도 3월 취임사에서 “술을 마시면 아예 핸들을 잡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프로선수에게 금주를 강요할 순 없다. 그러나 그에 따른 책임은 오롯이 본인의 몫이다. 마무리훈련 기간에도 마찬가지다. 동이 트도록 술을 마시고도 평소처럼 후배 선수들을 이끌고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한다면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하주석은 새벽까지 음주를 하고 운전대를 잡는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의욕적으로 내년 시즌을 준비하던 선수단의 분위기에도 약영향을 미쳤다. 그동안의 수많은 반면교사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음주운전은 정말 통제불능의 영역인 것일까.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