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 극복해내는 女 마라톤 최경선…“AG 시상대 꼭 서고파”

입력 2023-04-12 15: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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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선. 사진제공 | 제천시

수년째 부상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고, 나이도 적지 않다. 그러나 올 시즌 개인기록을 경신하며 조금씩 부활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부상 트라우마로 인한 주법과 자세 변경, 심리적 불안 등을 극복한 ‘한국여자마라톤의 간판’ 최경선(31·제천시청)은 9월 2022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메달 수확을 약속했다.

최경선은 2일 대구마라톤대회에서 개인최고기록(2시간28분49초)을 수립하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2019년 대구대회 이후 4년만의 2시간30분 이내 진입이다. 대한육상연맹은 1~4월 국내·외 공인마라톤대회 상위 기록자 1·2위를 항저우아시안게임에 출전시킬 계획인데, 현재 최경선의 기록은 정다은(26·K-water·2시간28분32초)에 이어 2위다. 남은 시간과 대회가 많지 않아 최경선의 항저우아시안게임 출전은 유력한 상태다.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충분히 메달을 노릴 수 있는 개인기록이다. 2010광저우대회~2014인천대회~2018자카르타·팔렘방대회에 대입하면 4위~3위~1위다. 여자부에선 2시간30분 이내의 기록이면 충분히 아시안게임 메달을 목에 걸 수 있어 이미 한 번 메달을 목에 걸어본 최경선을 향한 기대가 높다.

최경선은 12일 스포츠동아와 통화에서 “지금 몸 상태는 80%까지 올라왔다. 앞으로 더 좋아질 수 있을 것 같다”며 “5년 전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목에 건 경험이 내겐 소중하다. 그 때 자신감이 많이 생겨서 단순히 메달이 아닌 금메달을 목표로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경선. 동아일보DB


최경선의 2018자카르타·팔렘방대회 동메달은 한국육상의 쾌거였다. 1990베이징대회 동메달리스트 이미옥에 이은 28년만의 아시안게임 여자마라톤 메달이었다. 그러나 당시 4위(2시간37분49초)였던 최경선은 3위 김혜성(북한·2시간37분20초)이 도핑 징계를 받으면서 2019년 뒤늦게 순위가 정정돼 실제 포디움에는 서지 못했다.

이후 불운이 닥쳤다. 최경선은 2020년 훈련 도중 양 무릎 부상을 입었다. 완치 판정을 받은 뒤에도 트라우마가 남아 전력으로 훈련하지도, 뛰지도 못했다. 통증은 없지만 주행이 두려웠고, 훈련량이 줄면서 기록이 단축될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다행히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최경선은 “트라우마 극복을 위해 최면치료도 받았다. 빠른 주행을 할 때 몸이 경직되면서 다리가 헛도는 형태로 바뀌는 등 불필요한 동작이 생겨 고민이 컸다”며 “연초만 해도 아시안게임을 포기할 생각도 했다. 그러나 힘들다는 생각 속에서도 나도 모르게 신발 끈을 묶으며 트랙으로 나가고 있었고, 동작 수정 과정을 거치면서 조금씩 나아졌다”고 트라우마 극복기를 설명했다. 이어 “매일 5시간씩 훈련하고 식단과 수면 패턴을 잘 관리했다. 일상을 운동에 맞춘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며 “아직 자카르타·팔렘방대회 동메달을 받지 못했다. 이번에야말로 포디움에 서서 꼭 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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