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 “우승의 달콤함에 취하지 않고 계속 변화를 꿈꾼다!” [V리그 개막특집]

입력 2023-09-27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시즌 V리그 여자부를 가장 뜨겁게 달군 팀이었다. 정규리그를 3위로 마쳤지만 포스트시즌에서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을 격파하고 5시즌 만의 정상 탈환에 성공했다. 베테랑 정대영과 박정아가 FA 자격을 얻어 이적했지만 신인들과 트레이드 이적생들로 그 공백을 메울 계획이다. 일본 전지훈련에서 팀 미팅을 하는 도로공사 선수들. 사진제공 |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V리그 여자부의 ‘디펜딩 챔피언’ 한국도로공사는 단연 2022~2023시즌을 빛낸 주인공이었다. 정규리그를 3위(20승16패·승점 60)로 마친 뒤 플레이오프(PO)에서 직전 시즌 1위 현대건설을 2전승으로 돌려세웠고, 챔피언결정전에서도 흥국생명에 2연패로 몰렸다가 3연승을 거두며 ‘리버스 스윕’ 우승을 달성하는 등 숱한 이야깃거리를 낳았다.

그러나 도로공사는 5시즌만의 정상 탈환에도 불구하고 달콤함에 취하는 대신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베테랑 미들블로커(센터) 정대영,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박정아가 각각 GS칼텍스, 페퍼저축은행으로 이적함에 따라 이들의 공백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에 세터 이고은과 2023~2024시즌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내주고 미들블로커 최가은(22)과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가져왔는데, 이 때 얻은 1라운드 지명권으로 ‘신인 최대어’인 미들블로커 김세빈(18)을 데려오며 알차게 전력을 보강했다. 정관장(전 KGC인삼공사)과 트레이드를 통해 세터 안예림과 아웃사이드 히터 김세인을 내주고 데려온 세터 박은지(19)와 아웃사이드 히터 고의정(23)도 팀 전력에 쏠쏠한 보탬이 될 전망이다. 새 외국인선수 반야 부키리치(24·세르비아)와 타나차 쑥솟(23·태국)도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로 기대를 모은다.

경북 김천 도로공사체육관에서 만난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49)은 “선수 구성에 변화가 생겼다. 기존 선수와 새로 영입한 선수들간 기량차는 필연적으로 있을 수밖에 없다. 조직력과 팀워크에 집중하며 시즌 개막을 준비하고 있다”고 그간의 변화와 새 시즌 대비책을 설명했다. 도로공사는 정대영의 공백을 베테랑 배유나(34)를 중심으로 김세빈, 최가은의 고른 기용으로 메울 계획이다. 박정아의 빈자리는 전새얀(27)과 고의정 등이 돌아가며 채운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시즌 V리그 여자부를 가장 뜨겁게 달군 팀이었다. 정규리그를 3위로 마쳤지만 포스트시즌에서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을 격파하고 5시즌 만의 정상 탈환에 성공했다. 베테랑 정대영과 박정아가 FA 자격을 얻어 이적했지만 신인들과 트레이드 이적생들로 그 공백을 메울 계획이다. 일본 전지훈련에서 연습경기를 하는 도로공사 선수들. 사진제공 |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시즌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8월 29일부터 9월 9일까지 21일간 일본전지훈련을 떠나 도레이 애로우스~빅토리나 히메지~고베 신와대와 평가전을 치렀다. 일본선수들이 신장은 작아도 아기자기한 플레이를 펼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우리 선수들에게 큰 수업이 됐을 것이다. 이후 귀국해 20일부터 23일까지 도레이와 합동훈련, 연습경기 3회, 공식경기 1회를 치르며 담금질을 이어왔다. 이후 국내 팀들과 평가전 일정은 잡지 않았다. 어차피 일본에서 2주 동안 우리 선수들의 장·단점을 확인한 만큼 이제는 체력에 신경 쓰면서 부족한 점을 보완할 시기라고 생각했다. 선수들의 역할 분담은 예년보다 나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선수 부키리치와 타나차에 대한 평가는?

“부키리치가 장신(198㎝)인데 욕심이 많고 성실하다. 습득능력이 빠른 것이 눈에 띈다. 선수들 말로는 지난 시즌 캣벨처럼 당차고 감정 표현을 잘한다고 한다. 선수들과 잘 섞이고 있어 성공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현재 아포짓 스파이커 외에도 아웃사이드 히터 훈련을 함께 시키고 있다. 타나차는 현재 2022항저우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 태국대표팀에 차출돼 있어 10월 입국 후 함께 손발을 맞춰봐야 할 것 같다. 부키리치와 타나차 모두 아포짓 스파이커로 뛰는 것이 맞는 것 같고, 그 포지션에서 수비력도 좋다고 판단했다. 관건은 적응력이다.”

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한 팀에서 우승과 최하위 모두 겪어봤다. 그렇기 때문에 ‘디펜딩 챔피언‘의 수장이지만 여전히 변화를 꿈꾼다. FA 자격을 얻은 박정아와 정대영이 팀을 떠났지만,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김세빈을 지명했고 고의정과 박은지 등 트레이드로 알짜 자원들도 영입했다. 김 감독은 “감독이라면 늘 우승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조직력과 팀워크를 강화해 이적생들의 공백을 메울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사진제공 |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2016~2017시즌부터 벌써 팀과 8시즌째 동행하고 있다. 장기재임에 대한 부담은 없나?

“프로무대에서 감독으로서 한 팀에서 오랫동안 지휘봉을 잡는 것은 어렵고 감사한 일이라 자부심이 크다. 사실 한 팀에서 우승도 해봤고 최하위도 해봤는데 흔치 않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최하위를 한 2016~2017시즌과 2019~2020시즌에는 부상자가 많았고 외국인선수 농사도 실패하면서 백업 선수들의 육성 필요성을 크게 체감하기도 했다. 2019~2020시즌을 최하위로 마친 뒤에는 구단이 내게 결별을 통보해도 할 말이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우리 모두 서로를 믿었기 때문에 결국 반전을 맞이할 수 있었다.”


-영건들을 향한 기대가 클 것 같다.

“기존 베테랑들이 나이와 별개로 체력과 기량에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이들을 믿고 썼지만, 육성에도 소홀할 수 없다. 솔직히 지금까지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 운이 좋았다고 말하긴 힘들다. 그러나 올해 지명한 (김)세빈이는 높이 면에서 타고난 강점이 크고, (신)은지도 손 감각이 좋다는 인상이었다. 트레이드로 영입한 (박)은지와 (고)의정이도 제 몫을 해주길 기대한다. 프로무대의 특성상 당장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비판에 직면하기 때문에 나도, 선수들도 이를 이겨내야 한다.”


-올 시즌 목표 성적은?

“올 시즌은 지난 시즌보다 힘들지 않겠느냐는 주변의 우려가 있다. 일부 인정하지만 감독이라면 늘 우승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일단은 선수 구성의 변화에 따른 크고 작은 구멍을 메우면서 선수들의 성장을 이끌어내고 싶다.”


김천 |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