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같은 사랑, 영화같은 결혼’ …장진영 임종 두달전 연인 김씨와 극비 결혼

입력 2009-09-03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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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영화 같은 결혼식.’ 고 장진영과 연인 김 씨는 7월2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결혼식을 올렸고, 8월28일 혼인신고를 했다. 이들의 사랑은 이제 사진 한 장과 커플링으로 남았다.  스포츠동아DB

 “내가 그녀고, 그녀가 나였기에….”
남편 김 씨는 “장진영을 홀로 보내기 마음 아파 꿈 속에서나마 평생지기로 남고 싶어 결혼식을 올렸다”고 말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단 1장의 웨딩사진과 커플링.’

영화 같은 위대한 사랑의 결말은 결혼이었다. 그리고 저 세상으로 떠난 신부와 이 세상에 남은 신랑이 ‘영원한 하나’가 되며 남긴 사랑의 징표는 단 1장의 웨딩사진과 커플링이었다. 하얀 면사포를 쓴 고 장진영(37)의 생전 아름답지만 투병의 흔적이 가득한 얼굴은 그렇게 세상 단 한 장 뿐인 웨딩사진에 남았다. 사진 속에서 장진영은 남편 김 모(42) 씨의 팔짱을 끼고 삶에 대한 희망과 사랑을 확인하고 있었고 두 사람은 서로의 왼손 약지에 커플링을 끼워주었다.

고 장진영이 세상을 뜨기 닷새 전인 8월28일 연인 김 씨와 극비리에 혼인신고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혼인신고에 앞서 두 사람은 장진영이 미국에서 요양 중이던 7월2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단 둘만의 결혼식을 올렸다.

연인에서 법적 남편이 된 김씨는 2일 아내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풍납동 아산병원에서 7월 결혼, 8월 혼인신고에 얽힌 절절한 심경을 전했다. 그는 장진영의 생전 소속사인 예당엔터테인먼트를 통해 “고인의 생일인 6월14일 정식 프러포즈를 했다. 7월2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단 둘만의 결혼식을 치렀으며, 임종 닷새 전인 8월28일 서울 성북구청에서 혼인신고를 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이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며 남긴 것은 단 1장의 사진. 고 장진영의 한 측근은 “라스베이거스에서 웨딩마치를 울리며 찍은 것”이라며 “원본격인 필름은 물론, 단 1장만 인화한 사진을 남편 김씨가 보관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측근에 따르면 웨딩드레스를 입은 장진영의 생전 모습은 철저히 ‘비공개’를 고수하겠다는 입장. 이에 대해 측근은 “마지막 가는 순간까지 아름다운 모습을 지켜주고 싶다는 유족과 친구들의 바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의 사랑을 바라보는 주변의 안타까움은 두 사람이 커플링을 끼고 있었다는 사실에서 더욱 절절해졌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측근은 “고인이 세상을 떠나기 전부터 두 사람이 지니고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측근은 “이 반지가 ‘법적’인 부부로서 나눈 예물반지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편 남편 김씨는 이날 고 장진영과 결혼을 둘러싼 심경을 애타게 털어놔 취재진을 숙연케 했다. 그는 “내가 곧 그녀였고 그녀가 곧 나였다”는 말로 마음을 열며 “마지막 가는 길을 끝까지 지켜주고 싶었다. 현실에서 못다 한 사랑, 꿈에서나마 평생지기로 지내고 싶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샀다. 김씨는 결혼을 두고 일부에서 제기한 ‘상속 문제’에 대해서도 “(고 장진영의) 부모에게 일임한 상태”라는 명쾌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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