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에 빠진 스크린…왜?

입력 2012-03-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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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인기를 바탕으로 영화로 만들어진 웹툰. 윤태호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만들어 흥행에 성공한 영화 ‘이끼’의 주인공 정재영(1), 박해일(2), 유준상(3)과 만화 속 캐릭터. 역시 영화로 만들어진 만화가 강풀의 ‘바보’에서 주인공 승룡역의 차태현(4)과 만화 속 캐릭터(5). 사진제공|시네마서비스·CJ엔터테인먼트

‘26년’ ‘보톡스’ 등 웹툰 10여편 영화제작 채비
연재때 대중적 인기몰이…실사화 기대치 U P
참신·다양한 소재 제작비 조달도 쉬워 매력적


‘아파트’ ‘바보’ ‘이끼’ ‘통증’ ‘그대를 사랑합니다’….

인터넷을 통해 연재된 만화, ‘웹툰’ 원작의 영화들이다. 웹툰이 대중적 호응을 얻기 시작한 2000년대 중반 이후 스크린은 이를 적극 활용해왔다. 이런 흐름은 최근 들어 더욱 활발해져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이 대거 제작되거나 기획되고 있다.

현재 제작 중이거나 제작을 준비 중인 웹툰 원작 영화는 10여편. 강우석 감독은 윤태호 작가의 ‘이끼’에 이어 이종규의 ‘전설의 주먹’을 영화로 만든다. 강풀의 ‘26년’도 관객 소액 투자 방식을 통해 제작에 들어간다. 만화가 황미나 작가는 아예 웹툰 ‘보톡스’를 통해 영화감독으로 데뷔한다.

이 외에 주호민의 ‘신과 함께’, 강형규의 ‘라스트’, 장이의 ‘미확인 거주 물체’, 정연식의 ‘더 파이브’ 등이 스크린에서 관객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하일권의 웹툰 ‘3단합체 김창남’은 특이하게도 영국 제작사가 영화로 만든다.


● 웹툰…대중 ‘검증’ 거친 콘텐츠, 시각적으로 이미 완성

웹툰이 영화 소재로 각광을 받는 것을 왜일까. 무엇보다 이야기가 충분한 대중의 ‘검증’ 과정을 거쳤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라스트’를 영화로 제작하는 영화사 동물의 왕국 임성원 대표는 “웹툰은 인터넷을 통해 많은 누리꾼들의 사랑을 받아 그만큼 한 편의 이야기로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사후 세계의 이야기를 그린 ‘신과 함께’를 영화화하는 리얼라이즈픽쳐스의 원동연 대표는 “콘텐츠 자체의 힘에 끌렸다”며 “이미 우월한 콘텐츠로 인정을 받은 작품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끼’와 ‘그대를 사랑합니다’ 등 먼저 개봉한 웹툰 원작의 영화들은 관객의 호응을 얻었다. 인기 웹툰의 영화화 소식이 알려지면 많은 누리꾼들이 만화 속 캐릭터와 실제 배우들을 연결짓는 ‘가상 캐스팅’을 올리며 관심이 높다.

또한 웹툰은 만화라는 장르의 특성상 이야기가 시각적으로 이미 완성됐다는 점도 충무로 관계자들의 구미를 당긴다. 이야기를 받쳐주는 그림들로 이루어져 다른 원작들에 비해 영상으로 만들기가 조금 더 쉽고 안정적이다.


● “소재 다양, 이야기가 신선한 것도 주목하는 이유”

소재와 이야기가 다양하다는 것도 영화계가 주목하는 웹툰의 장점이다. 동물의 왕국 임 대표는 “웹툰은 이야기의 소재가 다양하고 각 작가들의 신선한 시각이 곁들여져 풍부한 이야기 구조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요즘 제작비 조달이 쉽지 않은 영화 제작 및 투자 환경에서 웹툰에 대한 수요가 생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작사 인벤트스톤은 강풀의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제작비 10억원 규모로 제작해 관객 164만 명을 동원했다. 인벤트스톤 나경찬 대표는 “기성 시나리오 작가들이 드라마 작가로 나서는 등 제작환경이 변하는 상황”을 꼽으며 이런 여건에서 인기 웹툰은 “스토리가 대중의 검증을 거쳐 신진 작가들이 각색을 맡기 때문에 제작자로선 영화화에 대한 자신감을 더 가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tadada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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