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바퀴로 쓰는 HE-스토리] 박건비 “경륜계의 F4? 동료들이 놀려요”

입력 2013-11-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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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비는 지난해 경륜훈련원을 졸업하고 데뷔했을 때 잘생긴 얼굴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박건비는 “얼굴보다는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다”며 슈퍼특선급 승격의 꿈을 밝혔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 일본 경륜이 놀란 순발력 박건비

한일전 깜짝 젖히기 후 막판 스퍼트
일본 측서 우승자 김민철보다 주목

“부상 후 빨리 스피드 되찾아 자신감
이번 대회서 경주 읽는 시야 넓어져”


3일 끝난 경륜 한일전. 스포트라이트는 우승자 김민철(34·8기)에 집중됐지만 일본 선수들과 언론이 주목한 선수는 따로 있었다. 주인공은 1일 열린 한일전 1차 예선에서 ‘깜짝 젖히기’를 선보였던 박건비(26). 후미에 있던 박건비는 직선주로에서 폭발적인 스퍼트를 선보이며 2착을 기록했다. 이 경기를 본 일본경륜 대표팀의 간판선수 사토우 토모카즈는 “박건비의 막판 스피드에 깜짝 놀랐다”고 소감을 전했다. 일본 경륜전문채널 ‘FOURNINE’의 시노미 타츠오 PD도 “순발력이 인상적이다. 저 선수의 한국 랭킹이 어떻게 되냐?”며 관심을 보였다.

한민대-국민체육진흥공단-상무를 거쳐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던 박건비는 2012년 훈련원 19기 8위로 경륜에 데뷔했다. 10월 대상경주에서 동기들 중 맨 먼저 입상(3위)에 성공하기도 했다. 특선급에서 뛰며 올해 승률 16%, 연대율 37%로 선수랭킹 27위를 달리고 있다.


-한일 경륜전에 출전한 소감은.

“턱걸이로 발탁됐지만, 아마시절 경륜이 주종목이었고 일본과 대결 경험도 많아 걱정은 안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경주를 읽는 시야가 넓어진 점이 소득이다.”


-최근 경륜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4월 14일 창원경륜 결승 때 발을 다쳐 8바늘을 꿰맸다. 부상에서 회복하고 빨리 스피드를 되찾아 자신 있게 레이스를 펼친 게 주효했다. 갑자기 쏟아지는 관심이 부담스럽기도 하다.”


-자전거와 인연은.

“아버지가 양궁 선수 출신으로 서울 문정중학교 체육교사다. 그 학교에 다닐 때 아버지가 운동을 좋아하던 내게 사이클을 권유하셨다. 중2때 사이클부가 있던 송파중으로 전학을 가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데뷔 첫해인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경주는.

“2월 24일 특선급 첫 우승을 잊지 못한다. 신인이라 경주운영이 서툴러 고전을 거듭했는데 그 경주에서 추입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정말 짜릿했다.”


-자신이 생각하는 장·단점은.

“순발력과 몸싸움은 자신있다. 경주 스타일이 ‘자유형’이라 상황에 따라 대처하는데, 짧은 승부가 편하다. 지구력이 약해 긴 거리 승부는 부담스럽다.”


-잘생긴 얼굴로 경륜계의 ‘F4’로 불린다.

“언론을 통해 별명을 알게 됐다. 입소하면 선수들이 ‘꽃남, 왔어?’라고 놀린다. 스스로 미남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쑥스럽다.”


-집은 서울인데 혼자 대전 유성에서 자취를 한다.

“실력을 올리기 위해 경륜 유학을 간 거다. ‘유성팀’에 홍석한, 김현경, 김원정, 류군희 등 훌륭한 선배들이 많아 배울 게 많다. 어머니의 정성이 담긴 ‘집밥’을 먹을 순 없지만 자상한 선배들 덕분에 마음은 편하다. 훈련에 집중하려고 당분간 여자친구는 만들지 않을 생각이다.”


-목표를 말해 달라.

“특선급에서 꾸준한 성적을 낸 후 내년에는 슈퍼특선급에 도전하겠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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