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우 샤오시엔 감독의 전작을 모은 ‘허우 샤오시엔 전작전’이 열린다.

11월 12일부터 서울과 부산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작전에는 2015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화제를 일으킨 ‘자객 섭은낭’을 비롯해 약 19편의 작품이 포함됐다.

허우 샤오시엔 감독은 80년대 헐리우드와 홍콩 액션이 주류를 이루던 때, 보통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에 눈을 돌려 자신만의 영화적 스타일을 구축해냈다. 꾸밈 없는 묘사와 현지 로케이션 촬영 등 그의 현실적인 통찰은 대만 영화만이 지닐 수 있는 아름다움과 리얼리티를 세계 평단에 선보이는 계기가 됐다.
또한 그는 자전적 성장 과정을 모티브로 해 만든 진솔한 작품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며 화제를 일으켰다. 27세라는 젊은 나이에 영화계에 입문하여 스텝, 배우, 감독, 작가 등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쌓은 뒤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해나간 허우 샤오시엔 감독. 데뷔작인 ‘귀여운 여인 就是溜溜的她’(1980)을 시작으로, ‘비정성시 悲情城市’(1989)는 베니스영화제 그랑프리를 수상해 그는 대만을 넘어서 세계적인 시네아스트로 자리매김 했다.

‘호남호녀 好男好女’(1985)와 ‘해상화 海上花’(1998)는 각각 대만 금마장 영화제에 감독상, 대만 아시아태평양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다. ‘밀레니엄 맘보 千禧曼波’(2001)는 벨기에 겐트영화제 감독상, 시카고국제영화제 특별상 등을 수상해 이름을 알리며 영화인들의 이목을 끌었다.

아시아의 거장 감독으로서, 그는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과 영화 언어를 구사해낸 수작들을 배출한 베테랑이다. 대만을 벗어나 각각 일본과 파리에서 올 로케이션 촬영을 감행해 탄생시킨 ‘오즈 야스지로 감독 탄생 100주년 기념 헌사작’인 ‘까페 뤼미에르 珈琲時光’(2003)와 줄리엣 비노쉬가 주연을 맡은 ‘빨간 풍선 紅氣球’(2007)은 다양한 국적의 배우들과 교류하는 그의 도전적인 역량을 재확인 시키는 작품들이다. 이번 2015 부산국제영화제에선 ‘아시아영화 100’ 선정에 그의 ‘비정성시 悲情城市’가 5위, 감독으로는 2위에 랭크 돼 영화인으로써 그의 독보적인 위상이 여전히 유효함을 보여주며 뜨거운 박수 갈채를 받았다.

그의 초기작들부터 가장 신작인 ‘자객 섭은낭’(2015)까지도 만날 수 있는 ‘허우 샤오시엔 전작전- Retrospective of HOU HSIAO HSIEN’은 씨네코드 선재, 서울아트시네마,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다. 대만 뉴웨이브 출신인 그의 수작들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인만큼 이번 전작전은 많은 관객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