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DA:다] 시트콤은 사양 장르? 왜 ‘제2의 하이킥’ 왜 안 나오나

입력 2016-11-07 16: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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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콤은 사양 장르? 왜 ‘제2의 하이킥’은 안 나올까

전설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7일 개그맨 정준하와 배우 서민정은 SNS 계정을 통해 ‘거침없이 하이킥’의 10주년을 자축하고 함께 한 동료 배우들을 그리워하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먼저 정준하는 배우 이순재, 나문희를 비롯해 한 가족으로 나왔던 ‘하이킥’ 배우들의 이름을 부르고 이들의 행복한 앞날을 빌었다. 또한, 서민정 역시 “10년 전이지만 너무도 생생한 기억”이라며 과거의 영광을 추억했다.

‘거침없이 하이킥’은 이처럼 첫 전파를 탄지 1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참여 배우들은 물론 시청자들에게도 결코 잊지 못할 작품이다. 이 작품을 통해 정일우, 서민정, 김범 등이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하이킥’에서 보여준 나문희의 ‘호박 고구마’ 신은 여전히 예능에서 활용될 정도.

하지만 ‘거침없이 하이킥’을 시작으로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이후 국내 시트콤 장르는 멸종 위기 상태다. 최근 KBS 예능국에서 웹 드라마 형식으로 만든 ‘마음의 소리’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 역시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오랜만에 마음 놓고 웃을 수 있는 시트콤 장르 드라마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시트콤 장르의 몰락은 의아할 따름이다. ‘남자 셋 여자 셋’, ‘논스톱 시리즈’,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순풍 산부인과’ 등 다양한 시트콤들이 인기를 누렸고 그에 걸맞는 스타의 산실 역할을 해왔다.

그렇다면 왜 시트콤 장르는 사양 산업이 된 것일까. 한 드라마 제작 관계자는 “들어가는 노동력에 비해 실익이 적다”는 점을 꼽는다.

그는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 시트콤은 대체적으로 일일극 형태를 취해 왔다. 그만큼 작가나 제작진, 배우들의 노동 강도가 상상 이상이다. 그러다 보니 시트콤 작가들의 아이디어 고갈도 빨라지고 배우들도 쉽게 지친다”고 지적했다.

또한 능력 있는 시트콤 작가들의 부재, 제작사의 기피 등도 이유로 꼽힌다. 매회 공동 집필 형식으로 한 회를 만들어 나가는데 부담을 느낀 시트콤 출신 작가들이 정극 작가로 변모해 시트콤식 유머 코드를 녹여내는 것을 선호하는데다가 제작사 역시 드라마 제작에 있어 시트콤보다 해외 판권 판매를 염두에 둔 정극 작품의 손을 들어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과연 이대로 우리는 ‘하이킥’을 뛰어넘는 시트콤을 영영 못 만나고 마는 것일까. 여전히 시트콤은 방송가에 유용한 장르임을 증명해 줄 인재는 없는가.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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