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전혜빈은 내 남자의 비즈니스를 어디까지 이해할까

예능은 예능일 뿐이며, 예능을 다큐멘터리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젓이 한 여자의 연인인 한 남자가 다른 여배우와 하루 종일 통화를 나누며 속삭이는 모습은 과연 ‘예능은 예능일 뿐’이라는 말로 무마될 수 있는 것일까.

4일 오후 한 매체는 배우 이준기가 같은 소속사 동료인 전혜빈과 2년째 열애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진 보도에 따르면 두 사람은 2014년 함께 출연한 KBS2 ‘조선 총잡이’를 통해 가까워진 후 점차 연인으로 발전했다.

소속사인 나무 액터스 역시 같은 날 공식입장을 전하면서 “두 사람은 2016년 상반기부터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친구로 지내오면서서로 공통점이 많은 것을 알게 됐고 호감을 느꼈지만, 그 감정에 대해 확신을 얻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기때문에, 매우 조심스럽게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며 열애 사실을 인정했다.

이런 가운데 이준기가 최근 출연한 tvN 예능 프로그램 \'내 귀에 캔디\'가 재조명 되고 있다. 당시 그는 배우 박민영과 이탈리아 베니스와 피렌체에서 서로의 정체를 숨긴 채 통화를 나눴다.

또한 이준기는 박민영과 함께 마치 막 시작한 연인 같은 대화를 연이어 주고받으며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결국 정해진 시간이 끝나자 눈물을 쏟는 박민영의 모습은 물론 결국 서로 만나게 된 이준기와 박민영 두 사람의 모습도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물론 ‘내 귀에 캔디’ 제작 의도는 서로의 얼굴, 이름을 모르는 두 사람이 통화를 나누며 자신의 깊은 속내를 드러낼 수 있는 ‘비밀친구’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일종의 미팅 프로그램이나 가상 결혼 프로그램이 아닌 것만은 확실하다.

그러나 그동안 ‘내 귀에 캔디’는 남녀 출연자들의 통화를 단순한 대화로 치부하지 않고 온갖 편집과 핑크빛 자막을 통해 마치 ‘썸남썸녀’의 통화로 만들어 왔다. 그리고 이런 면이 ‘내 귀에 캔디’가 시즌2까지 방송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아무리 그동안 공식입장을 통해 ‘친밀한 오빠 동생’, ‘친한 동료 사이’라고 선을 그으며 부인해 왔다지만 과연 이준기의 ‘내귀에 캔디2’ 출연은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일까.

다르게 생각하면 이 또한 예능이고 각본에 맞춰진 드라마의 일부라고 생각하면 될것이다. 그래도 이번 열애설로 인해 이준기-박민영 편에서 느낀 시청자들의 감동(?)은 분명하고 확실하게 반감됐다.

할 수만 있다면 어떤 시청자들은 “내 감동 물어내라”고 항의하고 싶은 마음일지도 모르겠다. 대중도 예능을 예능으로 보고 싶다. 그리고 이를 위해선 임자 있는 분들의 신중한 선택과 행동도 반드시 뒤따라줘야 한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