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②] 이태임 “할머니 돼서도 계속 연기하고 싶어요”

배우 이태임. 제이에스픽쳐스, 드라마하우스 제공

[DA:인터뷰②] 이태임 “할머니 돼서도 계속 연기하고 싶어요”

드라마가 좋은 결과를 내면서 종영했지만, 처음 ‘품위있는 그녀’라는 작품을 선택하면서 이태임은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오랜만의 컴백이었고, 배우로서 다시 서겠다는 다짐 또한 담겨있었기 때문. ‘품위있는 그녀’가 배우 이태임의 제 2의 시작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예전에 ‘결혼해주세요’라는 작품도 시청률이 잘 나왔었어요. 그때도 불륜녀 역할을 맡았었고요. 10년 동안 했던 드라마 중 최고로 대박을 친 작품이었죠. 그래서 연기를 하기에 수월하겠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연기력으로도 어느 정도 검증을 받을 수 있는 드라마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고요. 예뻐 보이거나 밝은 역할도 좋지만, 이 드라마에 나오는 감독님, 작가님 다 너무 존경하는 분들이기도 했고요. 이 분들과 같이 하면 연기력으로 인정받지 않을까 싶었어요. 이제는 연기력으로 인정받아야하는 단계라는 걸 알았죠.”

‘품위있는 그녀’를 통해 이태임은 자신의 모든 걸 내려놨다. 울고 웃고, 김선아와 머리채를 잡고 싸우기까지 많은 장면을 통해 ‘예쁜 얼굴’을 돋보이기 보다는 연기에 좀 더 욕심낸 이태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

배우 이태임. 제이에스픽쳐스, 드라마하우스 제공

“여기서는 코믹하게 울어야겠다, 혹은 정말 내려놔야겠다는 신들이 있었어요. 고민을 했죠. 예쁜 얼굴로 해야 하나 생각하다가 이제는 얼굴로 인정받는 시대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요. 배우는 연기력으로 인정받는데, 그래서 그렇게 한 번 내려놔봤죠. 그래서 정말 욕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못생겼다고요(웃음). 하지만 그렇게 기분이 상하건 하진 않았어요. 드라마가 잘 되고 있으니, 어떤 얘기를 들어도 좋더라고요.”

‘품위있는 그녀’로는 불륜녀의 모습을 보여줬던 그가, 다음 작품을 통해서는 다른 이미지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싶은 욕심은 없을까.

“배우들은 계속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니까, 탈피하고 싶은 마음도 있죠. 근데 아직까지 저는 그런 걸 탈피하고 싶진 않아요. 봐주신 매력이 그 섹시함이라면 아직까지는 좋고요. 탈피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요. 새로운 캐릭터는 하고 싶죠. 섹시한 이미지는 언제든 환영이에요(웃음). 조금 더 욕심을 부려서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은 있는 거죠.”

“다음 작품은 악역은 아니겠구나라는 생각은 가지고 있어요. 정말 잔인한 악역이라는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예를 들어서 장희빈 같은 극도의 악녀는 해봄직 할 것 같아요.”

배우 이태임. 제이에스픽쳐스, 드라마하우스 제공

이날 인터뷰에서 이태임은 연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전에는 섹시한 스타의 이미지가 강했다면, 이젠 배우로서의 욕심을 내며 연기력으로 인정받고 싶다는 의견을 계속해 피력했다. 그가 느끼는 배우의 매력은 무엇일까.

“전 연기하는 과정이 즐거워요. 똑같은 대본이라도 제가 표현하는 거랑 다른 사람이 표현하는 게 다르니까요. 그게 재밌는 요소인 것 같아요. 또 카메라 앞에 선다는 것 자체로 흥분되고 재미가 있죠. 살면서 이렇게 재밌는 걸 해본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돈도 벌게 해주고 희망도 주고 그런 것 같아요(웃음). 이런 악녀도 해보고요. 전 앞으로도 배우로 자리 잡길 원하고 있어요.”

이제 배우로 인정받을 일만 남았다. ‘품위있는 그녀’를 통해 조금은 그 가능성을 보여준 이태임이 앞으로 배우로서 가지고 있는 목표가 무엇인지 물었다.

“할머니가 돼서도 선생님 소리 들으면서 대본이 외워질 때까지 연기를 하고 싶어요. 나이가 먹는 게 좀 설레기까지 해요. 인생은 끝까지 살아봐야 아는 거잖아요. 선생님 소리를 들으면서 연기할 날이 오겠지 생각해요.”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