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최환희 “‘최진실 아들’ 꼬리표 당연…지플랫 색깔 만들어나갈 것” (종합)

[DA:인터뷰] 최환희 “‘최진실 아들’ 꼬리표 당연…지플랫 색깔 만들어나갈 것” (종합)

故 최진실의 아들 최환희가 가수로 데뷔했다. 활동명은 지플랫(Z.flat).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코드로 세상에 없던 음악을 하겠다는 포부를 이름에 담았다. 이를 증명하듯 데뷔곡이 무려 자작곡이다. 첫 싱글 ‘디자이너’(Designer)를 통해 아티스트로서의 여정을 힘차게 시작했다.

“아티스트로서 제 이미지를 디자인해나가는 새 출발에 있어서 제 모습과 제가 하고 싶은 말들을 담아내기 좋다고 생각했어요. 새로운 출발에 적합하다고 생각해서 데뷔곡으로 선정하게 됐죠. 멜로디는 신나지만 그 속에 진지함도 있어요. 제가 느낀 것들을 최대한 가사에 담으려고 노력했죠.”



최환희의 데뷔곡 ‘디자이너’는 밝은 느낌의 힙합 장르로 경쾌한 신스와 플럭 소리, 중독성 있는 후렴구가 인상적인 곡이다. 음원은 20일 발매됐으며 오늘 오후 6시 뮤직비디오도 공개됐다. 놀라운 건 최환희가 음악을 본격적으로 배운지 2년여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나 ‘디자이너’는 최환희가 이미 1년 전에 만든 원곡을 편곡한 곡이다.

“원곡은 지금의 ‘디자이너’보다는 서정적이고 다운된 느낌이었어요. 곡의 주제도 세상을 디자인하는 내용이 아니라 남녀의 사랑 이야기였죠. 회사 대표님과 멘토-멘티였던 시절 들려드린 적 있는데 데뷔를 준비하던 시기 ‘디자이너’를 밝게 편곡해보는 것 어떻겠냐고 제안하시더라고요. 은근 고생하면서 편곡했고 톤을 잡는데 힘들었지만(웃음) 만족스러워요.”

국제학교 재학 시절 친구 따라 힙합 동아리 무대에 올랐다가 희열을 느낀 후 가수의 꿈을 키웠다는 최환희. 방학 때마다 연기학원도 다녀봤지만 그의 적성은 연기보다는 음악이었다. 이후 홀로 음악 작업을 해왔던 그는 지인의 소개로 현 소속사 로스차일드(ROSCHILD) 대표 로빈을 알게 됐고 그와 1년 반 정도 교류하며 음악적 역량을 키워왔다. 그에게 로빈은 홀로 음악을 만들던 시절 스스로에 대한 질문을 물음표에서 느낌표로 바꿔준 사람이다.

“이렇게 빨리 회사가 생기고 데뷔를 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사운드 클라우드에 발전해나가는 음악을 올리다 보면 언젠가는 주목받게 될 거라 생각했죠. 처음 음악을 시작할 때는 당시 유행하는 랩 프로그램 경연에 나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를 갈고 나가서 보여줘야지!!!’ 하면서요. Mnet ‘고등래퍼’에 지원할까 생각했는데 하필 그 해에 ‘고등래퍼’를 안 했고 이제 (성인이라) 참가할 수 없어서 미련 없이 접었어요.”


활동명 지플랫(Z.flat)은 대표의 추천으로 선정됐다. 과거 랩네임 ‘하이엘로(HIGH ELLO)’부터 시작해 예거, 하이예거 등의 후보가 나왔지만 만장일치로 지플랫이 낙점됐다. 최환희는 “처음에는 어색한데다 원하던 느낌이 아니었는데 뜻을 들어보니 좋더라. 나쁘지 않았다”고 수줍게 웃었다. 좋아하는 뮤지션은 창모, 기리보이, 코드쿤스트. “‘디자이너’ 곡 스타일과 음색이 빈지노를 떠올리게 한다”는 기자의 말에 환하게 웃으며 “과찬이다. 같이 언급되는 것만으로 너무나 영광”이라고 말했다. 평소 만드는 곡은 새벽 감성이 가득하다는 그는 “좋아하는 뮤지션들과 꼭 작업해보고 싶다. 여성 아티스트 가운데서는 헤이즈, 이하이, 비비 등과 작업해보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첫 발걸음인 만큼 조심스럽다. 음악 방송은 아직 부담스러워서 마음을 먹지 못했다고. 최환희는 두 손을 모으며 아직 음악적 성장이 먼저라고 털어놨다.

“음악 방송은 제가 감당하기에는 큰 무대 같아요. 갓 데뷔한 사람이라면 그런 무대에 서고 싶을 텐데 저는 제가 큰 무대에 어울릴만한 아티스트가 됐을 때 한 번 서보고 싶어요. ‘유희열의 스케치북’도 나중에 꼭 나가보고 싶어요.”


이처럼 행보 하나하나가 조심스럽지만 유명인의 가족이기에 가정사가 함께 조명되는 것은 어쩌면 불가피한 현실. 최환희의 어머니는 국민 배우였던 故 최진실, 아버지는 유명 야구선수 출신 코치 故 조성민 그리고 외삼촌은 유명 가수 겸 배우 故 최진영이다. 어른들의 복잡한 가정사에 얽히면서 어린 시절부터 대중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던 최환희. 그 또한 자신의 현실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더 나은 미래, 아름다운 청사진을 그리고 있었다.

“거의 20년 동안 ‘최진실의 아들’이라는 타이틀 아래서 살아왔으니 어쩌면 자연스러운 거라고 생각해요. 다만 제가 데뷔하면서 어머니와 관련해 안 좋은 이야기가 나올까봐 걱정이 되기도 했어요. 어머니 이야기는 나올 수밖에 없고, 꼬리표는 붙을 수밖에 없겠죠. 저는 이제 스물이잖아요. 아직은 당연한 거겠지만 음악을 계속 해나가다 보면 예전의 최환희의 이미지와 꼬리표를 떼어가면서 아티스트로서의 색깔도 진하게 굳혀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에게 주어진 숙제겠죠. 저도 이제 성인이고 직업이 있는 사람이니까 독립된 아티스트로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마지막으로 최환희는 “어떤 가수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마음을 움직이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많은 분들의 ‘노래가 좋다’는 칭찬도 좋지만 제 노래가 단 한 사람이라도 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노래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 어떤 칭찬보다 기쁠 것 같아요. 저 또한 힘들 때나 기쁠 때 음악을 들으며 저를 위로했는데 또 다른 누군가에게 제 노래가 그런 노래가 된다면 되게 좋을 것 같아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