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희, 안재환 사별 회상…“인생 무너졌을 때 엄마가 ‘특별하다’고 감싸줬다”

사진제공 | 채널A

[스포츠동아｜이정연 기자] 개그우먼 정선희가 고(故) 안재환과 사별한 뒤 무너졌던 시간을 떠올리며 어머니에게 받은 위로를 털어놨다.

정선희는 22일 방송된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4인용식탁’에서 자신의 고민을 “거리두기”라고 말했다. 정선희는 2007년 안재환과 결혼했고 2008년 사별했다.

정선희는 “한때 방송 일에만 매진해서 살았다. 내 인생을 다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며 “그런데 어느 순간 의지와 상관없이 공중에서 분해됐다. ‘내가 일구던 땅이 진짜 내 것이었나’라는 회의감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정선희는 “다음에 기회가 있어서 살아간다면 ‘내 것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SNS로 교류하지 않는 이유도 집이나 가족 등 숨 쉴 동굴이 있어야 하는데, 다 사라지면 못 견딜 것 같았다”고 말했다. 또 “사람들의 반응과 무관한 기쁨을 갖추는 게 날 살릴 수 있는 양분이라고 믿었다. 지금도 그렇게 믿는다”고 했다.

이날 함께한 상담가 이호선 교수는 이를 ‘자기 복합성’이라고 설명했다. 이호선 교수는 “삶의 기쁨은 다채로워야 한다. 하나만 있는 사람은 그게 꺼지면 암흑이 된다”며 “자기 복합성이 있는 사람이 행복감도 높고 수명도 길다”고 말했다.

정선희는 “혼자 오래 살겠네”라며 웃었고, “결혼은 안 해도 연애는 할 거다. 65세부터 즐길 것”이라고 말해 분위기를 바꿨다.

정선희는 사별 후 자신을 버티게 한 어머니를 향한 고마움도 전했다. 정선희는 “내가 완전히 무너졌을 때 엄마는 팔자 운운하는 말을 한 번도 한 적 없다”며 “댓글에서 그런 얘기가 쏟아져도 엄마는 ‘넌 옛날부터 되게 특별했어. 네가 어떻게 될지 기대가 돼’라고 말씀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부족해서 절뚝일 때 그 걸음을 특별하다고 감싸줬다. 그 의리로 지금까지 모시고 사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