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아직 끝나지 않은 단장의 시간

입력 2020-02-2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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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성민규 단장. 스포츠동아DB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 ‘스토브리그’의 주인공은 단장이다. 현실 세계에서도 스토브리그는 단장의 시간이다.

스프링캠프에 돌입하며 이제 감독의 시간이 시작됐다. 그러나 여전히 각 구단 단장들은 분주히 치열한 정보전을 펼치고 있다.

단장의 역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정해진 페이롤(선수단 연봉 총액)로 선수를 구성하는 일이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은 올 11월 재개장까지 문을 열지 않지만 트레이드는 7월 31일까지 가능하다. 리스크가 높은 외국인 선수 교체 역시 시즌 초부터 시작될 수 있다.

가장 큰 관심사는 개막을 앞두고 이어질 수 있는 트레이드다. 불과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팀 내 영향력이 지금보다 훨씬 강했던 베테랑 감독들은 직접 트레이드를 주도하곤 했다. 그러나 현재 리그에 소속된 상당수 팀은 단장과 감독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고 있다. 단장의 능력을 평가할 때 현장의 요청을 얼마나 빨리 해결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이제 먼저 주도적으로 확실한 플랜 속에 팀을 만들어 감독에게 맡길 수 있느냐가 첫 번째가 됐다. 타 팀에서 잉여자원으로 분류된 전력을 빨리 파악해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트레이드를 성공시킬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 연공서열이 아닌 파격적인 선택으로 외부에서 영입된 단장들에게는 이러한 역할이 더 중요하다.

최근 리그 안팎에 흥미로운 소문이 들리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가 지성준에 만족하지 않고 포수 보강을 위해 다각도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롯데 성민규 단장은 KBO리그 역사상 최초로 선수·구단 동시 옵션을 걸고 FA 안치홍과 계약에 성공했다. 롯데가 그리고 있는 큰 그림은 2021시즌 정상 도전이다. 지성준은 아직 1군에서 완벽하게 검증된 포수가 아니다.

현재 KBO리그 일부 팀들은 수준급 포수를 동시에 다수 보유하고 있다. 트레이드 가능성이 제법 높은 환경이 갖춰져 있다.

키움 히어로즈에는 이지영, 박동원에 팀의 미래인 주효상까지 3명의 뛰어난 포수가 있다. 여기에 올 시즌 하반기 김재현이 상무에서 전역한다. 2018년 112경기를 뛰며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포수다. 주효상이 아직 입대 전이지만 잉여 포수를 통해 타 포지션 보강을 충분히 시도할 수 있는 상황이다.

NC 다이노스는 양의지와 김태군, 김형준, 정범모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와 지역 라이벌로 교류가 활발하지 않지만 카드가 맞아 떨어지면 거래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2018년 두 팀은 최준석의 무상 트레이드를 성사시키기도 했다.

SK 와이번스는 스토브리그에서 풀지 못한 내야 보강이라는 숙제가 남아있다. 이 부분 역시 주목도가 높다. SK가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이탈 속에서도 ‘윈 나우’를 유지할 경우 트레이드 필요성은 더 커진다.

스프링캠프가 반환점을 향해 가며 감독의 시간이 한창 펼쳐지고 있지만, 여전히 단장의 시간 역시 끝나지 않았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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