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격 놓고 맞붙는 ‘절친 감독’ 수원FC 김도균 vs 경남FC 설기현

입력 2020-11-2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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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 김도균 감독(왼쪽), 경남FC 설기현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FC 김도균 감독(43)과 경남FC 설기현 감독(41)은 절친한 사이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앞두고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친분을 쌓았다. 그 우정의 더께가 20년이 넘는다. 올해 처음 프로팀 지휘봉을 잡은 둘은 서로의 처지를 누구보다 잘 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시즌 개막이 미뤄졌을 때는 정보를 주고받으며 초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썼다.

둘은 지도자로서 합격점을 받았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슬기롭게 극복하며 전진을 거듭했다. 축구 인들은 “앞으로 크게 성장할 지도자”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들은 시즌의 끝자락에서 운명처럼 마주한다. K리그2(2부) 플레이오프(PO·2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승격 티켓을 놓고 양보할 수 없는 단판 승부를 펼친다. 이기면 1부 승격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6일 화상으로 PO 미디어데이를 열고 양 팀 감독의 각오를 들었다. 이번 시즌 상대전적은 수원FC가 3승으로 우위다. 또 규정상 2위 수원FC가 준PO를 거친 3위 경남보다 유리하다. 홈경기를 갖는데다 비기기만해도 리그 순위 어드밴티지로 승격한다.

김 감독은 ‘비겨도 된다’는 생각이 독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단단히 준비하고 있다. 마지막 경기를 무조건 승리하기 위해 전략을 짤 것”이라며 비장하게 말했다. 반면 설 감독은 “이제 한 경기 남았다. 준 플레이오프는 비겨도 됐지만 그때도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도 불리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다소 느긋한 표정을 지었다.

경남이 준PO에서 대전하나시티즌을 물리친 뒤 설 감독의 코멘트가 화제가 됐다. 그는 “수원은 우리보다 한 수 위의 팀이다. 수원이 이길 것 같다”고 했다. 그 발언의 진의를 묻자 설 감독은 “당연히 이기고 싶은 마음은 있다. 하지만 시즌 내내 여러 방법을 써봤는데 수원을 상대로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경기는 단판 승부다. 리그와 다를 것”이라고 답했다.

서로에겐 약점이 있다. 3주간 공식경기가 없던 수원FC는 경기감각 회복이 급선무다. 반면 경남FC는 체력이 걱정이다. 김 감독은 “경기감각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연습경기를 치렀다. 그 부분이 온전히 해소될지는 모르겠지만 체력적인 면에는 우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많이 뛰는 경기로 경남을 제압하겠다”고 강조했다. 설 감독은 “한 골 승부다. 우리는 지거나 비기면 다음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실점을 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고, 공격적으로도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준비할 것이다. 결국 찬스는 온다. 90분 동안 그 찬스를 노릴 수 있도록 집중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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