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준호 “사람 웃기는 무대가 편해…쉬었던 만큼 꽉 채워야죠”

입력 2019-10-16 06:5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개그맨 김준호가 최근 활발한 활동에 나서며 시청자에게 다가오고 있다. 앞서 5개월가량 공백을 거친 그는 “쉬었던 만큼 꽉 채울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5개월 공백 끝내고 방송 컴백한 김준호

오랜만이라 웃겨도 되나 갈팡질팡
가식 없는 생활형 개그가 내 색깔
후배들과 소통…90도 인사는 NO!
50대 개그맨 신기원을 여는 게 꿈


“다시 ‘까불이’로 돌아가야죠.”

개그맨 김준호(44)는 “최근 들어 부쩍 나이를 실감한다”며 웃었다. 카메라 앞에서 끼를 발휘하다 종종 “나도 이제 마흔이 넘었는데”하며 민망해지기도 하고, 각종 게임을 하는 예능프로그램을 촬영하다 ‘힘이 달린다’고 느낄 때도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사람 웃기는 무대가 가장 편하다”고 말한다. 최근 케이블채널 tvN ‘수요일은 음악프로’ 등에 출연하며 방송 활동에 새롭게 박차를 가하고 있는 김준호를 11일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 그의 소속사 JDB엔터테인먼트에서 만났다.


● “웃음의 ‘균형 감각’ 찾는 중이죠”

5개월가량 공백을 거친 김준호는 “이제는 몸이 조금 풀린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올해 3월 그는 2016년에 수백만원대 내기 골프를 쳤다는 의혹에 휩싸였지만 경찰 조사 결과 5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논란 직후 KBS 2TV ‘1박2일’ 등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가 8월8일 제7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기자간담회에 집행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하면서 다시 활동에 나섰다.

“9월2일 방송한 tvN ‘서울메이트3’ 녹화할 때만 해도 오랜만의 촬영이라 어색했다. 하지만 몇 번 하니 괜찮아졌다. 처음엔 나서서 웃겨도 될까 싶은 마음에 갈팡질팡했다. 웃음의 ‘균형감각’을 찾는 기간이었던 것 같다. 7개월 넘게 중단했던 유튜브 채널 ‘얼간 김준호’도 재개하기 위해 새로운 콘셉트의 영상을 찍고 있다.”

2일 시작한 tvN ‘수요일은 음악프로’와 11월2일 첫 방송하는 tvN ‘돈키호테’까지 연달아 출연하는 그는 “쉬었던 만큼 꽉 채운다”며 의욕을 드러낸다. 바쁜 스케줄을 쪼개 유튜브 제작, 2020년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개최 준비 등도 이어간다.

“1999년 시작한 KBS 2TV ‘개그콘서트’에 20년 가까이 출연하는 동안 일주일에 3일은 무조건 코너 회의를 하는 것이 몸에 뱄다. 일정한 시간을 정해 일하지 않으면 정말 맘 놓고 놀기 십상이다. 일을 습관으로 삼아야 한다. 유튜브나 방송을 통해 대중에게 건네는 ‘약속’을 만들면 자연스럽게 지키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개그맨 김준호.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후배들이 나를 불편해하면 ‘개그’ 안 돼”

김준호는 최근 ‘나다움’에 대해 고민한 적이 있다고 한다. ‘수요일은 음악프로’ 제작진으로부터 “‘김준호’처럼 하라”는 주문을 받은 게 계기였다. 고민 끝에 후배 김준현이 “왜 일상생활하듯 멘트를 하냐”는 우스갯소리에서 출구의 힌트를 얻었다.

“평소처럼 가식 없는 ‘생활형 개그’가 내 색깔이다. 실패도 크게 두려워하지 않아 이것저것 시도한 덕분에 발판도 넓어진 것 같다. 혼자 카메라 켜고 유튜브 영상을 찍을 때만 해도 부끄러웠는데, 이제는 곧잘 한다(웃음).”

‘코미디 전설’ 고 이주일부터 갓 데뷔한 후배들까지 다양한 연령의 동료들과 함께 예능프로그램과 무대를 통해 호흡을 맞춘 것도 장점이 됐다. 개그계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하기 위해 소통의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사실 자칫 ‘꼰대’ 같아 보일까봐 나이 어린 후배들에게 ‘회식하자’는 말을 잘 꺼내지 못하겠더라. 하하하! 확실히 20대 친구들과는 공감대가 많지 않아 어색하다. 그래도 권재관, 김민경 등 가까운 후배들을 앞세워 신인들과 자주 만나려 노력한다. 이들이 나를 보고 ‘90도 인사’를 하는 순간 개그는 끝난다. 그러면 그들이 무대 위에서 어떻게 내게 장난을 칠 수 있겠나. 자유로운 웃음을 만들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내 몫이라 여기고 있다.”

개그맨 김준호.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늘 새롭게 늙어가고 싶다”

김준호의 새 목표는 “새로운 유형의 50대 코미디언”이다. 힘에 부치지만 꾸준히 몸을 쓰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개그맨 출신 방송인들이 50대를 넘어가면서 스튜디오 녹화 위주의 진행자로 활약하는 것을 봐왔다. 그걸 보면서 ‘나도 스튜디오로 들어가야 하나?’ 고민한 적이 있다. 하지만 가만히 앉아서 하는 것은 잘 못 한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다른 방식의 50대 개그맨이 되어야겠단 생각을 했다.”

대신 장르의 폭을 넓히기로 했다. “댄스가수들이 세월이 지나 분위기 있는 노래들을 부르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설명한다. 최근 기획 중인 코미디영화도 그 하나다. 연기 전공(단국대)을 살려 코미디언들이 출연하는 영화를 만들 생각이다. 내년 촬영을 목표로 한창 시나리오 작업 중이다.

그는 자신을 “대중없이 바라봐 달라”는 너스레로 인터뷰를 마감했다. “다른 편견 없이 44세의 코미디언으로 대중에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이었다.


● 김준호


▲ 1975년 12월25일생
▲ 1996년 SBS 5기 공채 개그맨
▲ 1999년 KBS 14기 공채 개그맨
▲ 1999년 KBS 2TV ‘개그콘서트’의 ‘봉숭아 학당’ 등 다수 코너
▲ 2005년 KBS 연예대상 최우수상(개그콘서트)
▲ 2013년 KBS 2TV ‘1박 2일’ 시즌3·연예대상
▲ 2014년 tvN ‘눈치왕’
▲ 2018년 SBS ‘무확행’ 등 예능프로그램 다수
▲ 2019년 tvN ‘서울메이트3’·‘수요일은 음악프로’·‘돈키호테’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