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오페라의 유령’과 韓은 천생연분, 원래 연인에게 돌아올 시간”

입력 2019-10-25 13: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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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 “‘오페라의 유령’과 韓은 천생연분, 원래 연인에게 돌아올 시간”

“제가 ‘오페라의 유령’, ‘빌리 엘리어트’ 협력 연출로 한국에 오며 관객들이 얼마나 열정적인지 알고 있답니다. 부끄러워하시지만 아니신 거 다 알고요. 20년간 ‘오페라의 유령’에 대한 사랑이 깊어진 것도 다 압니다. 우리가 안 온 사이 다른 작품들과 바람을 피신 것도 알고요. 다시 원래의 연인에게 돌아오실 시간입니다. ‘오페라의 유령’과 한국은 천생연분인걸요.” (협력연출 라이너 프리드)

7년 만에 한국을 찾은 ‘오페라의 유령’팀은 여전히 자신만만했다. 1억 4천만 명을 매혹시킨, 자타칭 ‘세계 4대 뮤지컬’의 하나이기도 한 작품이라 가능한 자신감이기도 하다. 최근 이스라엘 텔 아비브 공연을 마치고 두바이로 가기 전 ‘오페라의 유령’ 제작진과 배우들이 한국에 방문했다. 협력연출인 라이너 프리드는 “한국은 제2의 고향이다”라며 변함없는 애정을 전했고 지난번 한국을 방문했던 ‘크리스틴’역의 클레어 라이언은 “두 남자 배우에게 한국의 매력을 알려주겠다”라고 당차게 말했다.

한편, 2019년 2월 마닐라를 시작으로 싱가포르, 쿠알라룸프르에 이어 텔 아비브, 두바이에서 공연 중인 ‘오페라의 유령’은 12월 한국에 상륙한다. 한국 공연은 12월 13일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개막한 이후 2020년 3월 14일 서울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7월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개막한다.

<이하 음악감독 데이빗 앤드루스 로저스, 협력연출 라이너 프리드, ‘유령’ 역의 조나단 록스머스, ‘크리스틴’ 역의 클레어 라이언, ‘라울’ 역의 멧 레이시 인터뷰 전문>

음악감독 데이빗 앤드루스 로저스


Q. 앤드류 로이드 웨버와 그의 노래에 대한 생각을 묻고 싶다.

록스머스 : 어떤 작곡가든 자신의 마음을 곡으로 쓴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경우도 마찬가지지만 그의 작품이 아우르는 소재는 광범위하다. 로맨스와 정치, 그리고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소재도 많다. 혼신을 담아서 쓰니 모든 작품에 매력이 차고 넘칠 수밖에 없다. 사견(私見)을 말하자면, 그는 선입견이 없는, 게다가 진심 어린 노래를 쓰는 것 같다. ‘오페라의 유령’ 같은 경우 사라 브라이트만을 향한 노래를 쓴 것 아닌가. 어느 누군가에게 진실된 선물을 사주는 것처럼 그의 노래 안에는 진실한 사람이 담겨있다.

로저스 : ‘오페라의 유령’ 같은 경우, 복잡하면서 단순하다. 그렇기 때문에 남녀노소에 관계없이 극장을 나올 때 멜로디 한 마디 정도는 흥얼거리며 나갈 정도다.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관객들의 귀에 친숙하게 들리는 오페라는 드물다고 봐야 한다. 이에 웨버의 음악은 ‘마법’과도 같다.

배우 조나단 록스머스


Q. ‘오페라의 유령’과 관련된 배우들의 추억이 있다면 말해달라.

레이시 : 어릴 때 이 작품을 알게 되면서 ‘키 작은 내가 이런 작품에 몸담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할 수 있는 역이 없을 줄 알았는데 이런 대서사 이야기 안에서 ‘라울’이라는 좋은 역을 맡게 돼 감사하다. 여러 차원의 인물인 ‘라울’을 연기하면서 내 삶의 경험도 부여시킬 수 있고 연기층도 넓혀가는 중이다. 내겐 매일이 도전이며 배움이다. 단 한 순간도,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무대에 표현한다고 생각한 적이 없을 정도로 늘 새로운 경험이다.

라이언 : 내가 어렸을 때 처음으로 접한 뮤지컬이 ‘오페라의 유령’이었다. 그 때 보고 이 작품을 잊을 수가 없어 집에서 항상 노래를 듣고 불렀다. 내 방에는 ‘크리스틴 다에’ 역의 사라 브라이트만 포스터가 붙어있었다. 이에 ‘언젠간 나도 저 역을 하고 말거야!’라는 다짐을 하며 꿈을 키워나갔다. 연기와 노래를 부르는 것을 제외하고는 다른 장래희망을 생각한 적은 없다. 내가 배우를 한다는 것은 내 삶의 모든 것을 의미하며 ‘크리스틴 다에’ 역을 한다는 것은 내겐 특권이다.

록스머스 : 우리 작품을 보면 아마 다른 작품들은 잘 떠오르지 않을 것이다. ‘오페라의 유령’과 같은 작품은 우리 일생에 한, 두 번이나 나올까 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2011년에 ‘유령’ 역을 맡으면서 나는 내가 어떻게 배우로 살아가야 하는지 깨달았다. 물론, 어렸을 적부터 나 역시 배우가 되겠다고 생각했다. 어렸을 때 이 공연을 보면 ‘나도 저거 할 수 있는데, 난 저걸 해야겠어!’라는 생각으로 꿈을 키워나갔다. 꿈을 이뤄야겠다는 생각은 집착에 가까웠다. 지금 이 순간, 매일 꿈이 이뤄졌다는 생각을 한다. 어떠한 작품도 내게 이런 영광을 안겨주진 못할 것 같다.

협력연출 라이너 프리드


Q. 아까 웨버의 음악은 ‘마법’ 같다고 했는데, ‘오페라의 유령’이 관객들을 불러들이는 또 다른 마법이 있을까.

프리드 : ‘마법’ 상당히 많죠. 이 작품의 성공 비결에 대한 질문을 많이 듣는데 나는 늘 ‘마법’이라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하나가 돼서 만든 작품이니 말이다. 이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좋은 게 좋은’ 방식으로 흘러가진 않았다. 삼삼오오모여 담소를 나누기도 했고 의견 충돌과 마찰이 있기도 하다. 각자의 자존심을 세우며 일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대화가 기능적으로 돌아가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그럼에도 우리 모두가 ‘이 작품이 잘 되길 바란다’는 마음으로 일했다.

두 달 전에 작고하신 해롤드 프린스 같은 경우, 이 분분했던 의견들을 잘 모으는 접착제 역을 잘 하셨다. 전설이자 천재적인 뮤지컬 제작자다. ‘에비타’, ‘지붕위의 바이올린’ 등 이름만 들어도 무릎을 ‘탁’ 치는 작품을 많이 만들었다. ‘그의 발가락이 담겼다’는 표현을 쓸 정도의 공연 개수는 어마어마하다. 뮤지컬 산업에 기여도가 크신 분이다. 그는 ‘뮤지컬’이라는 배에 훌륭한 선장이었다.

Q. ‘오페라의 유령’을 대표할 만한 곡들과 배우들에게 지도하기 힘든 곡이 있나?

로저스 : 많은 분들이 아시는 ‘씽크 오브 미(Think of Me)’, ‘더 뮤직 오브 더 나잇(The Music of the Night)’ 등은 뮤지컬 밖에서도 독자적으로 활동 중이다. (웃음) 대표곡 한 곡만 말하자면, 크리스틴이 없어진 상태에서 매니저 사무실에 있는 칼롯타, 마담 지리, 피앙지가 부르는 곡인데 난리법석이 난 상황 속에 유령의 편지가 도착하며 혼란이 고조되는 장면이다. 그 때 배우들이 각자의 목적을 노래하는 넘버다. 기승전결이 매우 훌륭한 노래로 웨버가 천재임을 알 수 있는 곡이다.

배우들에게 지도하기 어려운 곡은 없다. 이렇게 훌륭한 배우, 가수들과 함께 하는 나처럼 복 받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들과 함께 한다는 것이 행운이자 도전이며 선물이다.

배우 클레어 라이언


Q. 7년 만에 다시 ‘오페라의 유령’ 무대에 서게 됐는데 준비나 마음가짐이 남다를 것 같다.

록스머스 : 7년이란 시간 동안 나 자신에게도 많은 일들이 있었으니 그런 감정들이 반영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러면서 분석도 더 세세해질 것으로 보인다. 들으면 의아할 수 있지만 ‘유령’의 체력소모가 어마어마하다. 크리스틴과 라울이 장거리선수라면 유령은 단거리선수다. 현재 32살이지만 7년 뒤에 내가 다시 유령으로 서게 될 것을 생각하면 ‘과연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다. 그렇기에 더 귀중한 역이고 치열하게 연기하고 싶다.

라이언 : 7년 전에 록스머스와 마닐라에서 공연을 했었다. 그 때에 비해서 나 역시 삶이 많이 달라졌지만 공연계도 많이 달라졌다. 그래서 공연이 새로울 수 있고 그것이 라이브 공연의 묘미일 것 같다. 배우도 사람인지라 그날 밤 분위기에 따라 연기의 농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작품이 달라 보일 수 있다. 그게 라이브 공연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7년 뒤에는 어떤 감정으로 이 무대에 서게 될지 기대가 된다.

레이시 : 체력조절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한 주에 8회 공연을 하고 있는 밸런스를 조절하는 게 가장 큰 도전일 것 같다. 예전에 무리하게 관광을 하다 공연에 섰던 때가 있었는데 다신 그러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웃음) 그 외에 먹지 말아야 할 음식 같은 것을 잘 알아두며 공연을 해야 할 것 같다.

배우 멧 레이시


Q. 배우들도 각자 아끼는 곡과 장면이 있을 것 같다. 관객들에게 관람팁이 될 것 같다.

레이시 : 두 시간 동안 이야기를 펼치고 에너지를 객석 끝까지 전달하다가 마지막에 모든 것이 해결될 때 느끼는 감정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소름이 돋는다. 감정적으로 해방되는 느낌이다. 라울로서는 크리스틴과 부르는 ‘올 아이 에스크 오브 유(All I Ask of You)’를 가장 좋아한다.

라이언 :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2막 오페라 장면에서 유령의 정체를 밝히는 장면이다. 그때 정말 즐기면서 하고 있다.

록스머스 : 공연 중에 가장 좋아하는 순간은 크리스틴 분장실 장면이다. 어릴 때부터 사랑을 키워나가는 라울과 크리스틴이 함께 하는 장면인데 그때 유령은 거울 뒤에 숨어있다. 7분 가량 거울 뒤에 있는데 관객들의 얼굴을 오래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미 공연을 본 사람들은 유령이 언제 나타날지 기대에 찬 모습이고 한 번도 보지 않은 분들은 유령이 등장하면 깜짝 놀란다. 그 장면이 즐겁고 재미있다.


Q 이번 투어를 기다리고 있는 한국 관객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프리드 : ‘오페라의 유령’을 처음 보시거나 다시 보시는 분들 모두 새로운 공연을 보는 것 같을 것이다. 제 옆에 있는 최고의 배우들이 함께 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 이렇게 훌륭한 한국 프로덕션과 함께 일해 본 것은 처음이다. 그걸 느끼실 것이다. 만약 여러분이 동의를 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나는 내가 너무 좋아하는 김치를 안 먹겠다. (웃음)

로저스 : 이번 한국 투어 오케스트라에는 11명의 한국인 주자가 있다. 과반수가 넘는 수이며 특히 퍼스트 바이올린이 한국인 연주자다. 한국 분들이 여러 파트에서 정말 열심히 일하고 계시니 이 점도 주목해주시면 감사하겠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클립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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