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내인생’ 원기준 “기차반, 기가차는 캐릭터…연기 재밌어” [일문일답]

입력 2020-12-03 13: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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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내인생’ 원기준 “기차반, 기가차는 캐릭터…연기 재밌어” [일문일답]

‘찬란한 내 인생’ 밉상 원기준의 인터뷰가 공개됐다.

평일(월~금) 저녁 7시 15분 방송되는 ‘찬란한 내 인생’은 모든 불운을 딛고 억척스레 살다가 하루아침에 재벌 2세가 되는 한 여인과 재벌 2세에서 수직 낙하해 평범한 삶을 살게 되는 또 다른 여인을 통해 우리의 삶과 가족을 돌아보는 따뜻한 이야기로 지난 6월 막을 올려 드라마 후반부가 한창이다.

원기준은 기차반 역을 맡아 온갖 밉상 악행을 선보이고 있다. 박복희(심이영 분)의 남편인 기차반은 개차반 성격으로 하는 사업마다 말아먹는 인물. 또 허풍과 말재주로 여자들을 꼬시기 부지기수다.


원기준은 “아마 작가님이 ‘개차반’이란 이름을 쓸 수 없으니까 ‘기차반’이라 하신 것 같다. 정말 기가 차는 캐릭터다”라며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 “기차반은 소시민 중의 한 사람으로 현실에서도 있을 법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악인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실리를 먼저 추구하는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인물이다. 연기하기엔 재밌다”는 소감을 밝혔다.

극중 아내 심이영에 대해서는 “‘찬란한 내 인생’을 하면서 처음 만나게 됐는데 착한 후배 동료다. 서로 자녀를 키우는 부모입장으로서 통하는 게 많아 수다를 자주 떨곤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시청자들을 향해 원기준은 “코로나19로 드라마 시작할 때나 지금이나 모든 분들이 힘들어하시고 계시는데 저희 드라마가 작은 즐거움이라도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끝까지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길 부탁드린다. 드라마 제목처럼 시청자분들의 삶도 더 찬란해 지셨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MBC 일일드라마 ‘찬란한 내 인생’은 평일(월~금) 저녁 7시 15분 방송된다.

사진 출처 : MBC
이하 원기준 일문일답 전문
Q1. MBC 일일드라마 ‘찬란한 내 인생’에서 기차반 역을 맡은지 6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극중 박복희(심이영 분)를 괴롭히며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온갖 나쁜짓을 해왔는데 배우로서 소회는?

=> (먼저 웃음) 아마 작가님이 ‘개차반’이란 이름을 쓸 수 없으니까 ‘기차반’이라 하신것 같은데, 정말 기가 차는 그런 캐릭터입니다. 그래도 제 배역이니까 보기 좋게 포장해서 설명을 드리면 기차반은 소시민 중의 한 사람으로 현실에서도 있을 법한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악인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실리를 먼저 추구하는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인물이죠. 이성보다는 감성이 앞서 매번 욕심을 부려 일단 저지르고 보는 인물입니다. 물론 현실에선 곤란한 인물이겠지만 연기하기엔 재밌는 캐릭터란 생각이 듭니다.“

Q2. ‘이성보다 감성이 앞서는 캐릭터’라는 표현이 흥미롭다. 기차반은 구체적으로 어떤 캐릭터인가?

=> 극중에서 복희는 이미 떠났는데 복희를 사랑하는 시경(최성재 분)이 미워서 더 괴롭히고 싶고, 그래서 더 분풀이를 하려고 악행을 반복하는 캐릭터입니다. 반면에 자신이 누구를 아프게 했는지는 잘 모르거나 관심이 없는 인물이죠. 선천적으로 나쁜 사람이라기보다는 ‘이건 나한테 필요한거야’라는 생각이 들면 일단 주머니에 넣고 본뒤 뒤늦게 ‘내가 좀 심했나?’ 라는 후회를 반복하는 인물이죠.

Q3. 과거 드라마 ‘주몽’에서 열연한 영포 역을 비롯해 그동안 ‘찬란한 내 인생’ 기차반 같은 밉상 이미지의 역할을 많이 맡았다. ‘밉상 이미지’로 굳어질까봐 신경 쓰이지 않나?

=> 대중의 관심이 없는 것보다는 감사하다고 생각해요 (웃음) 미운정도 정이고 밉상짓도 계속하다보면 나중에는 시청자분들이 기차반은 언제 나오나? 하고 기다리며 보고싶어 하는 정이 있기 때문에 걱정하진 않아요. 물론 이번 작품에선 너무 악행이 많아서 다소 신경이 쓰이긴 하지만(웃음) 시청자분들이 기차반의 행위에 대해 욕은 하지만 감초 같은 인물로서 재밌어하시기에 더 열심히 연기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Q4. 배우 원기준의 실제 성격은?

=> 어렸을때는 굉장히 내성적이었습니다. 지금도 약간 낯가림이 있긴 한데 아무래도 배우로 활동하다 보니 외향적으로 바뀔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농담도 먼저 하고 많이 웃으려고 하는 편입니다. 또 어려서부터 사회규범을 대단히 중시했거든요. 그래서 누군가 불법주차를 하거나 교통법규를 어기면 나서서 ‘이러시면 안된다’고 말씀드리곤 합니다. 물론 주변에선 남의 일에 신경쓰지 말라고 하시는 분들도 일부 계시지만 다 함께 지키면 좋잖아요 (웃음)

Q5. 배우 원기준 하면 이른바 ‘김치 싸대기’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다. ‘찬란한 내 인생’에서도 케익이나 물세례를 맞는 장면이 화제였는데 촬영시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나?

=> 현실에서 만일 물이 날아오면 본능적으로 피하게 되잖아요. 드라마에선 그렇게 하면 재미가 없어집니다. 그래서 물세례 장면을 찍을 때 저는 피하지 않고 슬쩍 일부러 얼굴을 내밀면서 표정을 짓습니다. 그래야 시청자분들이 ‘앗’ 하는 느낌이 오거든요. 여기서 주의할 점은 절대 오버해서는 안된다는 거죠. 또 물을 뿌릴때도 물이 담겨있는 용기의 특성을 고려해서 물이 날아가는 각도를 잘 조절해야 합니다. 그래야 한 번에 실감나게 물이 쫙 날아가서 상대 얼굴에 명중할 수 있거든요(웃음)

Q6. 올해로 연기생활 27년차인 베테랑 연기자이다. 연기 철학이 있다면?

=> 인물의 실생활 그대로의 모습을 전달해 드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기차반 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했을까?’ 라는 고민을 끊임없이 합니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레 내면 연기를 하게 됩니다. 웃긴 캐릭터라고 해서 일부러 웃길려고 하거나, 나쁜 캐릭터라고 해서 더 나쁘게 연기할려고 해서는 안됩니다. 시청자분들은 전지적작가시점에서 드라마를 보시기에 이미 어떤 행동이 예상되면 너무 재미가 없거든요. 억지로 무엇인가를 하기보다는 맡은 배역의 자연스런 모습을 보여드렸으면 합니다. 멋있어 보일려고 하기보다는 스스로 멋이 뿜어져 나올수 있도록 하는 거죠.

Q7. 자신이 생각하는 일일 드라마의 매력은?

=> 일일극은 생활밀착형 드라마라고 생각해요. 미니시리즈가 몰입해서 봐야 하는 특징이 있다면 일일 드라마는 설거지 하면서도 보고, 식구들끼리 얘기하면서도 볼 수 있는 드라마이기에 좀 더 친근감이 있는 것 같아요. 사이코패스 처럼 강한 캐릭터보다는 (물론 악인도 등장하지만)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이웃들의 모습을 많이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드라마를 보면서 함께 울고 웃는 동질감이 느껴지는 매력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Q8. 함께 등장하는 배우들과의 케미는?

=> ‘찬란한 내 인생’을 하면서 심이영씨, 최성재씨, 진예솔씨를 처음 만나게 됐는데 다들 착한 후배 동료들입니다. 심이영씨랑은 서로 자녀를 키우는 부모입장으로서 통하는게 많아 수다를 자주 떨곤 합니다. 진예솔씨는 평소엔 제게 ‘선배님 선배님’ 하는 예의바른 후배지만 촬영할 때만큼은 고상아 역에 몰입해 저를 막 대하는 모습을 볼때면 ‘천상 배우’라는 말이 절로 나와 깜짝깜짝 놀랍니다. 최성재씨 역시 제가 아끼는 후배고요. 다들 너무 좋은 후배 동료들이죠.

Q9. 연예계에서 출중한 골프와 요리 실력으로 소문나 있다. 자신만의 비법을 공개하면?

=> (크게 한 번 웃음) 골프는 시작한지 20년이 넘었어요. 실력은 그 만큼은 안되지만 개인적으로 최고 스코어는 ‘67타’ 정도 됩니다. (참고: 67타는 상당한 수준급 실력) 요리는 오래전부터 좋아했는데 김치찌개는 저도 어느 정도 자신 있어요. 재료가 맛있는 김치일 경우에는 별 문제 없지만, 맛없는 김치로 요리 할 때는 몇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먼저 김치를 자르지 말고 식용유와 함께 넣은뒤 쌈장, 돼지고기를 추가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오래 끊이면 맛있는 김치찌개가 완성된답니다. (웃음)

Q10. ‘찬란한 내 인생’ 은 후반부 전개가 한 창이다. 기차반을 중심으로 관전 포인트를 꼽는다면?

=> ‘찬란한 내 인생’은 기차반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더 빛이 나는 드라마라고 생각합니다. 초반엔 차반이 박복희를 힘들게 했기에 지금 복희 인생이 더 빛이 나듯이, 앞으로도 복희와 상아(진예솔 분), 시경(최성재 분), 정우(강석정 분)와의 관계에 차반의 역할이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아직 저도 드라마 결말은 모르지만 기차반을 유심히 지켜보시는 것도 후반부 관전 포인트가 될 듯 합니다.

Q11. ‘찬란한 내 인생’ 시청자분들께 드리는 말씀은?

=> 저 역시 코로나를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는 것 같아요. 드라마 시작할 때나 지금이나 모든 분들이 힘들어하시고 계시는데 저희 드라마가 작은 즐거움이라도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또 극중 복희가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듯이 시청자분들도 자아를 찾아 언제 행복을 느끼게 되는지 한 번 쯤 생각해보시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날마다 드라마 챙겨보시기 쉽지 않으실텐데 정말 감사드리고, 끝까지 관심있게 지켜봐 주시길 부탁드려요. 드라마 제목처럼 시청자분들의 삶도 더 찬란해 지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동아닷컴 함나얀 기자 nayamy9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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