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이세영, ‘카이로스’ 쇼트커트+맨얼굴…평범함 입었다

입력 2020-12-30 16: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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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커트, 스태프 반대 심했다”
“‘카이로스’, 절박하게 살아갈 이유 알려줘”
“촬영 끝나고 장아찌 담궈”
쇼트커트에 화장기 없는 맨얼굴, 투박한 등산화. ‘카이로스’ 이세영은 화려함을 벗고 평범함을 입었다. 평범하지만 생활력 강한 한애리를 통해 연기변신을 꽤한 이세영. 그는 꽤 영리한 배우였다.

이세영은 최근 동아닷컴과의 서면인터뷰를 통해 MBC 드라마 ‘카이로스’를 마무리한 소감을 전했다. ‘카이로스’는 딸의 유괴를 막으려는 남자와 엄마의 죽음을 막으려는 여자의 타임크로싱 공조 드라마. 이세영은 극중 엄마의 죽음을 막기 위해 김서진(신성록 분)과 공조하는 한애리 역을 맡았다.


한애리는 20대의 평범한 공무원 준비생 겸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다. 홀로 계신 엄마의 심장병을 고치겠다는 일념 하나로 악착 같이 살아가는 인물이다. 화려한 여배우의 삶을 사는 이세영과는 다소 상반된 인물이기도 하다.

이에 이세영은 스토리에 가장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서사를 촘촘하게 끌고 나가는 극이라서 인물이 돋보이기 보다는 극 안에서 자연스럽게 호흡해야 한다는 마음이었다. 거기에 이세영이란 배우에 많이 익숙해졌을 시청자 분들께 애리를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약간의 바람을 더했다”고 말했다.


고민 끝에 이세영은 제작진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화려함을 덜어냈다. 그는 “많은 분들이 말씀해 주시는 헤어 커트도 그 중 하나였다. 작은 부분이지만 편의점 아르바이트 장면에선 등산화를 신는 등 생활감이 느껴지는 디테일들에 신경을 많이 썼다. 편의점에서 물건을 옮기다 보면 발을 다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등산화를 신게 됐다. 스태프들의 반대가 심했는데 ‘진짜 애리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라는 마음으로 다가갔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세영의 변신 중 가장 화제가 된 ‘쇼트 커트’. 이세영은 “근본적으로 짧은 머리가 애리에게 가장 잘 맞을 거라고 생각했다. ‘배우 이세영이 어떤 모습으로 보여지고 싶다’는 바람보다는 애리에게 가장 어울리는 스타일을 고민했다. 애리는 치열하게 살아가는 공시생이다. 머리 말리는 시간마저 아까울 것 같다고 생각했고, 애리라면 머리를 짧게 자를 것 같다는 생각에 닿았다. 내 변신이 단순히 이세영의 변신이라기보다는 애리가 갖고 있는 어떤 특성으로 표현되기를, 애리 그 자체로 보여지길 바랐다”고 구체적인 설명을 더했다.


극중 한애리는 한 달 뒤를 살고 있는 김서진과의 타임크로싱을 통해 엄마가 죽는다는 사실을 접한다. 이를 기점으로 이세영은 앞머리를 올려 보다 날렵한 인상으로 또 한 번 변신했다. 그는 “중, 후반부에는 애리가 미래의 엄마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 스스로 더 강해져야 했다. 조금 더 결의를 다지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약간 변형했다. 알아봐 주셔서 감사하다”고 웃어보였다.

타임크로싱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시시각각 변하는 한 달 전후의 상황을 동시에 연기해야 했지만 이세영은 엄마를 잃은 슬픔과 절규, 미래를 바꾸려는 절박함을 호소력 있게 그려내며 호평받았다. 즉 한애리에 완벽히 녹아든 모습이었다. ‘카이로스’가 이세영에게 남긴 것은 무엇일까.

이세영은 “‘한애리’ 라는 씩씩하고 용감한 친구를 남겨줬다. 현재를 조금 더 소중하고 절박하게 살아갈 이유에 대해 되새길 수 있었던 작품이다. 그리고 함께 작업한 감독님, 동료들과의 추억과 경험이 남았다. 매 작품 언급하긴 하지만 작품을 통해 모든 인연이 소중하고 특별하기 때문에 매번 진심으로 얘기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애리로 사는 동안 다양한 감정의 폭을 보였지만 다행히 후유증은 없었다고 한다. 이세영은 “개인적으로 너무 만족스러운 결말이었다”며 “요즘은 밀린 휴식을 취하고 있다. ‘메모리스트’가 끝나고 바로 ‘카이로스’를 만나서 휴식이 너무 간절했다. 인터뷰를 하며 지난 7개월을 되돌아보기도 하고, 촬영 끝나고 생일도 맞이했다. 집 청소, 고양이 집사 노릇도 하고 장아찌(양파, 마늘종, 청양고추, 오이)를 담갔다”며 소소한 근황을 공개했다.

끝으로 이세영은 “조금 복잡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저희 드라마를 사랑해주시고 끝까지 지켜봐 주신 시청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연말연시는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건강하고 따뜻하게 보내셨으면 좋겠다. 새해에는 더 좋은 일만 가득하시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하고 있다. 모두 건강하셨으면 좋겠다. 건강이 최고다”라고 응원의 메시지와 감사인사를 전했다.
동아닷컴 함나얀 기자 nayamy9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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