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명 정보 유출…보상은 나몰라라

입력 2011-05-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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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티즌 개인정보 해킹…누리꾼 “대책 마련”질타

작년 6월 회원정보 모조리 새나가
e쇼핑몰·백화점 등 업종 불문 발생
개인정보 유출 보상기준 조차 없어
책임소재·보상 지침 마련 등 절실
개인정보 유출 사례가 자주 나오면서 정보보호 대책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해킹 또는 내부 직원에 의한 개인정보 유출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정부 차원에서 정보 유출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기준을 만들고 그에 따른 기업 제재와 소비자 보상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업들도 정보보안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 개인정보 보안 ‘허술’

국내 최대 휴대전화 커뮤니티 ‘세티즌’은 최근 해킹에 의해 고객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세티즌은 19일 공지사항을 통해 수원경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로부터 해킹으로 인한 회원 개인정보 일부가 유출됐다는 통보를 받고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알렸다.

지난해 6월13일 이전의 회원 이름과 아이디, 이메일, 생년월일, 전화번호, 휴대폰번호, 주소, 휴대폰 모델명 등이 유출됐다는 것이다. 해킹된 개인정보 유출은 100만 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이 통보하기 전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점에서 정보보안이 너무 허술했던 것 아니냐는 네티즌들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 일반 기업과 금융권 피해도 심각

개인정보 유출 피해는 최근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2008년에는 1080만 명에 달하는 인터넷 쇼핑몰 옥션의 고객정보가 해킹 당했다. 지난해에는 국내 유명 백화점과 포털 사이트 회원 2000여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해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줬다. 올해에는 소니의 7500만 고객 정보가 대량으로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개인정보 유출은 IT업계에서만의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인터넷 서비스를 하고 있는 일반 기업이나 금융권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18일에는 한국전자금융 입사지원자 8000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알려져 경찰이 수사를 진행 중이다. 리딩투자증권은 11일 2만6000명 개인정보가 유출돼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앞서 현대캐피탈은 해킹으로 인해 175만 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


● 체계적 대책과 보상안 마련돼야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개인정보 보호를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속적으로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기업과 정부 모두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대책만을 내놓아 소비자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보상 체계를 만드는 일도 시급하다. 지금까지는 정보통신 서비스 사업자가 개인정보 유출문제를 일으켜도 적절한 보상 기준이 없었다. 결국 피해자가 민사소송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

소비자들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방송통신위원회는 가입자의 정보를 유출한 경우 책임소재를 명확히 가리고 보상 규모를 산정할 수 있도록 피해보상에 관한 지침을 만들 계획이라고 이달 초 밝혔다. 현재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며 결과가 나오는 오는 11월 구체적 지침 내용을 정할 예정이다.

지침은 사업자들이 개인정보 유출에 관한 보상 대책을 세우고 이를 약관에 명시하도록 할 계획이다.

사진출처|세티즌 웹사이트 캡처
김명근 기자 (트위터 @kimyke76)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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