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선수까지 사우디행…부끄러운 일”

입력 2023-10-1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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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유럽보다 몇배 되는 몸값에 잇단 이적
- 크로스 “도전 대신 돈 택하다니” 비난
- 로드리 “연봉 이해하지만, 좋진 않다”
- 일부는 “짧은 축구인생 감안한 선택”
《학교체육진흥회와 스포츠동아는 학교체육 활성화를 위해 ‘2023 학생 스포츠기자단’을 운영합니다. 올해로 3년 차에 접어든 ‘학생 스포츠기자단’은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선발된 학생기자들이 다양한 학교 스포츠 활동 및 일반 스포츠 관련 소식을 취재해 소개합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스포츠 활동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건강하고 활기찬 학교체육 문화조성에 앞장 설 것입니다. ‘학생 스포츠 기자단’이 취재한 기사는 선별해 매월 1회 지면을 통해 게재됩니다.》

2021~2022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013~2014시즌과 더불어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최악의 시즌을 보내면서 최종 순위 6위로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한다. 지난 시즌 리그 2위를 기록했던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과 잉글랜드에서 태어나 독일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스타로 떠올랐던 제이든 산초의 영입,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어 다시 맨유로 돌아온 호날두의 영입 등 많은 기대와 함께 시작을 했지만, 부진으로 인해 경질된 솔샤르 감독 대신 지휘봉을 잡은 랄프 랑닉 감독 또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맨유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기게 된다.

하지만 2018~2019 시즌 아약스를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려놓으면서 돌풍을 일으켰던 에릭 텐하흐 감독이 새롭게 부임하면서 다시 한 번 기대를 하게 만든다. 프리시즌에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이며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만든다. 그런 맨유에게 예상치 못 한 걸림돌이 등장했다.

바로 호날두다. 지난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하면서 챔피언스 리그 역대 최다 출장자이자 최다 득점자인 호날두는 불만을 가지게 된다. 그의 영원한 라이벌인 리오넬 메시가 그의 기록에 서서히 다가가고 있었다. 자존심이 강한 호날두는 자신의 기록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챔피언스리그에서 뛸 수 있는 팀으로 이적을 시도한다. 물론 지난 시즌 보여준 기량은 훌륭했지만 나이가 많고, 주급을 많이 받는 호날두를 영입할 팀은 없었다. 프리시즌 불참까지 감행하면서 이적을 시도했지만 결국 이적에 실패했고, 얼마 전 태어난 딸이 크게 아파 입원을 하게 되면서 멘탈이 크게 무너진 호날두는 한순간에 팀의 에이스에서 최악의 선수로 전락했다. 시즌이 시작되고 나서도 그는 팀을 무시하는 듯한 행동과 영 좋지 않은 폼으로 많은 비난을 받았다. 결국 그는 11월 23일, 2022 카타르 월드컵 기간 도중에 맨유와 상호 합의 간에 계약을 해지하게 된다.

그런 그에게 알나스르가 접근을 한다. 뉴캐슬, 레알 마드리드 등 유럽의 빅클럽들에게 거절당한 호날두는 중동이나 미국 진출이 유력해보였고, 구체적이고 긍정적인 링크가 뜨는 곳은 알나스르와 알힐랄 밖에 없었다. 결국 한국 시간 2022년 12월 31일, 그는 공식적으로 알나스르의 선수가 된다. 보도된 바에 따르면 2025년까지 연간 약 7500만 달러(1000억 원)의 기본급을 받으며 여기에 더해 상업적 계약까지 포함하면 연 약 2억 달러(2700억 원)를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때 세계 최고의 선수였던 호날두가 사우디아라비아로 향한다는 소식에 전 세계 많은 축구 팬들과 관계자들은 충격에 빠졌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의 행보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압도적인 자금력으로 전 세계 축구선수 중 가장 뛰어난 스타성을 가진 호날두를 영입한 사우디아라비아는 이후 유럽의 다른 스타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전성기를 지나 선수 생활의 황혼기를 맞이하고 있는 선수들, 혹은 아직 전성기를 구가하는 선수들을 막대한 자금력으로 끌어모았다. 2021~2022 시즌 전성기를 구가하던 호날두가 몸을 담았던 팀인 레알 마드리드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면서 한 해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준 선수만이 받을 수 있는 발롱도르를 수상한 카림 벤제마를 비롯해 리버풀 영광의 순간의 주역이었던 사디오 마네, 호베르투 피르미누, 리버풀의 캡틴, 조던 헨더슨, 2020~2021 시즌 첼시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주역이었던 은골로 캉테, 2022~2023 시즌 맨시티의 트레블에 기여한 리야드 마레즈, 김민재가 뛰던 나폴리가 소속되어 있는 리그인 세리에 A의 최고의 미드필더라 평가받으며 미래를 기대하게 했던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 ‘MSN 라인’을 구축하여 바르셀로나의 전성기를 이끌며 ‘메날두’ 바로 다음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네이마르 등 많은 선수들이 사우다아라비아로 향했다.

사우디아라비아로 가는 이유는 결국 돈 때문이다. 유럽에서 뛰어도 적은 돈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사우디에서는 몇 배의 돈을 더 받을 수 있다. 결국 축구선수도 직업이기 때문에 돈이 자신의 미래의 선택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는 있다.

그러나 사우디를 향한 축구계의 시선이 결코 좋지만은 않다.

사우디로 이적하는 것은 선수 개인의 선택이기 때문에 그것을 두고 개인이 옳고 그름을 판단해서는 안 되지만, 아쉽다는 반응이 많다. 유럽의 빅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를 보지 못하는 것은 축구를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손실이다. 이에 대해 여러 유명인들이 아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맨체스터 시티 소속의 로드리는 한 인터뷰에서 “이러한 리그로 나가기로 결정한 선수들의 의견은 매우 특별하다. 그들의 자금력을 생각한다면 이해가 간다. 그것은 개인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스스로가 결정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 유럽인들은 이런 상황을 좋아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황혼기에 접어든 베테랑들만 갔지만 이제는 젊은 선수들도 떠나고 있다. 어떤 식으로든 인재 유출을 통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레알 마드리드 소속의 토니 크로스는 사우디 이적에 대해 “부끄러운 일”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물론 사우디 이적이 완전히 잘못된 일이라고 할 수는 없다. 사우디 클럽들은 선수들에게 평생 벌지 못할 수도 있는 금액의 연봉을 제안한다. 특성 상 직업 수명이 짧은 축구선수들은 사우디의 유혹에 넘어갈 만하다. 하지만 크로스는 유망한, 혹은 전성기에 있는 선수들이 도전을 선택하지 않고 돈을 벌기 위해 사우디로 향하는 것을 보고 비판했다. 이런 인터뷰를 한 사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사우디 프로페셔널 리그로의 이적이 유럽 축구의 발전에 해를 끼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손형진 스포츠동아 학생기자(구덕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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