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막 잊은 ‘울산 홍명보호’, 위기&변수도 통제한 ‘푸른 파도’ [사커토픽]

입력 2023-10-3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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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프로축구연맹

울산 현대가 구단 역사상 처음 K리그 2연패에 성공하며 새로운 왕조의 출발을 알렸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29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대구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3’ 35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 23분 김민혁, 후반 44분 장시영의 연속골로 2-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울산(21승7무7패·승점 70)은 남은 3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2위 포항 스틸러스(15승15무5패·승점 60)를 따돌리고 리그 2연패 및 통산 4번째 우승을 확정했다.

시즌 초만 해도 이보다 쉬운 레이스가 예상됐다. 개막전에서 ‘가문의 라이벌’ 전북 현대를 2-1로 꺾은 것을 시작으로 6연승을 달렸다. 4월 16일 대전하나시티즌과 7라운드 원정(1-2)에서 첫 패배를 당하고 이어진 포항과 안방 8라운드에서 2-2로 비겼지만 흔들림이 없었다. 곧장 6연승을 보태 일찌감치 선두 독주에 나섰다.

그런데 큰 위기가 닥쳤다. 6월 중순 주장단 정승현과 박용우, 이규성, 이명재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인종차별적 언행을 주고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팀이 흔들렸다. 심지어 이규성은 경기 중 상대 선수에게 주먹질을 했고, 팀은 프로와 아마추어를 망라해 국내 최강을 가리는 FA컵에서 조기 탈락했다. 이후 박용우가 알아인(아랍에미리트)으로 향해 울산은 전력약화까지 겪었다.

이렇듯 끊임없는 악재에 불편한 흐름이 내내 계속됐다. ‘꿈의 승점 100’을 돌파하리라는 기대는 후반기부터 완전히 사라졌다. 울산은 파이널A(1~6위) 첫 경기였던 34라운드 광주FC와 원정경기에서 0-1로 패하는 등 8월 이후 10경기에서 2승5무3패에 그쳤다.

다행히 반전의 계기가 있었다. 24일 조호르 다룰 타짐(말레이시아)과 2023~2024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홈경기였다. 울산은 이날 3-1로 승리했다. 조호르는 지난 시즌 이 대회 조별리그에서 울산에 2패를 안긴 껄끄러운 상대였다. 광주전을 마친 뒤 홍 감독은 선수단에 “조호르~대구와 2연전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 무대를 달리한 2연승으로 활짝 웃었다.

물론 약간(?)의 운도 따랐다. 전북이 우승 경쟁에서 일찌감치 멀어진 가운데, 포항은 울산이 주춤하는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경험도 빼놓을 수 없다.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해 번번이 라이벌에 우승을 선물했던 ‘준우승의 제왕’ 울산이라면 스스로 주저앉았겠지만, 17년만의 우승 한풀이에 성공한 지난 시즌을 계기로 견디고 버티는 힘이 생겼다. “우리는 누구도 가지 못한 길을 걷고 있다”며 선수단에 힘을 불어넣은 홍 감독은 우승 확정 후 “시작에 비해 마무리는 다소 좋지 않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계속 (우위를) 유지하며 빨리 우승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울산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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