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철 감독. 스포츠동아DB
우리카드는 27일 “신영철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알렸다. 표면적으로는 자연스러운 이별이다. 2018년 4월 우리카드 사령탑에 취임한 신 감독은 계약 만료와 함께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도드람 2023~2024 V리그’ 정규리그를 2위로 마친 우리카드는 플레이오프(PO)에서 OK금융그룹에 2연패로 무너져 챔피언 결정전 진출에 실패했다. 시즌 내내 선두를 다투다 막판 고비를 넘지 못해 대한항공에 1위를 내줬던 상황이 뼈아팠다.
더 이상 함께 하기가 어려웠다. 꼭 잡아야 할 경기를 놓치는 등 결정적 고비를 번번이 넘어서지 못한 데다, 재임기간 매 시즌 반복된 단기전에서 유독 약했던 모습에 구단이 적잖게 실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시즌마저 허무하게 마치자 변화를 요구하는 내부 목소리가 커졌다. 분위기를 전환하려면 리더십 교체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신 감독과 결별을 택했다.
그러나 하위권을 전전하던 우리카드에 경쟁력을 심은 이가 신 감독임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부임 직전 시즌에도 우리카드는 정규리그 6위에 그쳤다. 신 감독은 강한 지도력과 선수 맞춤형 지도를 바탕으로 팀을 전면적으로 개편했고, 폭넓은 선수 운영으로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 결과 부임 첫 시즌에 팀을 3위로 이끌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조기에 종료된 2019~2020시즌은 최종 1위로 마무리했다. 2020~2021시즌에도 우리카드를 정규리그 2위로 창단 첫 챔피언 결정전으로 인도했다.
다만 신 감독은 ‘봄배구 징크스’는 피하지 못했다. 2021~2022시즌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치고도 준PO에서 무너졌고, 2022~2023시즌에도 같은 아픔을 되풀이했다. 유력한 꼴찌 후보로 거론된 올 시즌에도 선전을 거듭했으나 방점을 찍지 못했다.
우리카드는 외국인과 국내 지도자들을 두루 검토해 신임 사령탑을 선임할 계획이다.
남장현 스포츠동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