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는 아닙니다만’ 음악감독=정재형, “담담한 부담감 있지만 즐거워” [일문일답]

입력 2024-05-04 10: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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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겸 작곡가 정재형이 드라마 음악감독으로서 시청자들과 만난다.

정재형은 4일 첫 방송되는 JTBC 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의 음악감독으로 나선다. 정재형은 그간 대중음악은 물론 영화 음악, 전시회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음악적 시도를 이어온 가운데 이번에 드라마 음악감독으로 데뷔한다.

다음은 정재형 일문일답
Q. 그간 영화 음악에는 많이 참여해 왔지만, 드라마 음악은 첫 도전이다. 소감이 어떤지?

A. 이번 작업은 나에 대한 도전이었다. 아직도 스스로에게 물어보곤 한다. "무슨 용기로 시작했니?". 사실은 이렇게 어마어마한 모험의 여정일 줄 몰랐다. 막대한 양은 정말 놀라움의 연속이다. 영화 음악을 할 때는 한 편 안에 소개되는 음악의 양이 있어서 어느 정도 가늠이 된다.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의 경우, 장르가 판타지이기 때문에 양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드라마 한 편 안에 보통의 영화 두 편 정도의 분량이 들어가는 것 같다.

판타지라는 장르 안에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하기 위해서는 음악이 하는 역할이 가장 크다고 생각했다. 담담한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 아직 진행 중인 작업들이 여전히 힘들지만, 음악을 만드는 일은 역시나 즐겁고 떨린다.


Q. 클래식, 대중음악, 영화 음악, 전시회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작곡을 해왔는데 드라마 음악은 무엇이 다른지?

A. 드라마 음악은 한 편의 대하소설을 만드는 일과 같다. 주인공의 서사와 함께하는 긴 여정들을 음악의 논리로 풀어나가는 점이 다르다. 장르에 맞는 광대한 표현들이 필요했다.


Q. 단순한 OST 곡 작업이 아닌 음악감독 타이틀이기에 책임감도 남다를 것 같다. 어떤 각오로 임하고 있는지?

A. 보통 드라마 음악감독이라는 타이틀은 'OST를 작곡하는 사람' 정도에 머무르는 것 같은데, 이렇게 모든 BG(Back Ground Music)를 작곡해야 하는 것까지는 잘 모르실 것 같다. 시청자들이 이 드라마에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해야 하는 역할이 나에게 있다. 그 지점이 가장 떨리는 지점이고, 내가 가진 책임감이다.



Q.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A. 감독님이 같이 하자고 나를 설득했다. 대본을 접했을 때 기존에 있던 K-드라마와는 느낌이 달랐고, 감독님은 그것을 충분히 멋지게 표현해 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드라마 '스카이캐슬'을 재밌게 봤기에 감독님과 잘 작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작업하는 내내 무척 힘들었지만 이제는 감독님과 동지라는 느낌이 많이 든다. 마치 조현탁 감독님이라는 선장과 함께하는 항해사가 된 것 같다.


Q. 다양한 감정이 들어가야 하는 드라마 음악이기에 음악도 다채롭게 만들었어야 할 것 같다. 음악을 만들 때 어떤 기준을 두고 만드는지?

A. 판타지 로맨스라는 장르의 특성상 음악도 한 장르 만으로는 힘들었다. '드뷔시가 만약 20세기에 태어나서 전자음악을 한다면 어땠을까?'라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 감독님이 하신 말 중에 '서로 다른 음악가 세 명이 덤비는 것 같았다'라는 말이 있는데 일렉트로닉, 재즈, 클래식까지 정재형이라는 음악가 안에 있는 요소들로 음악의 서사를 채워갔다. 초능력 집안은 일렉트로닉, 사기꾼 집안은 재지한 사운드를 만들었고, 로맨스에는 클래식한 아이디어를 써서 음악을 만들었다.


Q. 다양한 도전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인지?

A. 작년부터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요정식탁'이라는 콘텐츠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정말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배웠다. 나도 음악가로서 다시 한번 나에게 일종의 과제를 던진 셈이다. 그래서 이번 드라마 작업이 나에게도 새로운 도전이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Q. 음악감독으로서 드라마 시청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한 편의 판타지 로맨스 소설을 보는 느낌으로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OST에 보고 싶고, 듣고 싶었던 가수분들의 목소리가 많이 나온다.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

홍세영 동아닷컴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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