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빠진할리우드,왜?

입력 2008-07-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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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가 중국과 사랑에 빠졌다. ‘포비든 킹덤’, ‘쿵푸팬더’, ‘미이라3’는 모두 할리우드가 제작한 미국영화다. 하지만 이들 영화는 홍콩 무협액션의 두 기둥, 청룽(성룡)과 리롄제(이연걸)가 주인공으로 등장하거나 중국의 자존심 쿵푸가 소재다. 심지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시리즈 ‘미이라’는 제목이 무색하게 이집트 피라미드가 아닌 진시황의 능을 배경으로 삼았다. 등장하는 인물이나 소재만 봐서는 중국영화인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인지 분간이 어려울 만큼 두 문화의 특징을 잘 조화시켰다.》 할리우드가 동양문화, 특히 중국에 푹 빠진 데는 ‘2008 베이징 올림픽’이 큰 이유 중 하나다. 한 해 300편 내외의 상업 영화가 만들어지는 할리우드는 늘 새 소재에 목말라 있다. 제작자들에게 새로운 스토리가 무한한 동양 문화, 특히 중국은 매력적인 엘도라도가 되고 있다. 또한 정체된 미국시장보다 점차 비중이 커지고 있는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이유다. 더구나 올 해는 전 세계의 시선이 베이징에 모아지는 올림픽이 열리는 해. 흥행을 위해 해외 배우를 조연이라도 꼭 캐스팅하거나 일부러 아시아나 유럽에서 촬영을 하는 할리우드의 동물적인 감각이 올림픽 특수를 놓칠 수 없었다. 개봉을 앞둔 ‘미이라3’는 1999년 1편과 2001년 2편이 함께 8억 4000만 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린 인기 블록버스터 시리즈다. 7년 만에 제작된 3편에서는 엉뚱하게 이집트 피라미드를 과감히 버리고 2억 달러에 가까운(제작비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물량을 투입하며 진시황이 잠들어 있는 여산능을 배경으로 선택했다. 그리고 중국 최고 스타 리롄제를 시황제로 캐스팅했고 동양인 최초이자 마지막 ‘본드 걸’ 양쯔충(양자경)도 가세했다. 중국영화의 영웅 류더화(유덕화)가 “할리우드는 동양배우를 소모품처럼 생각한다”며 러브콜을 거절하고 있지만 리롄제는 ‘미이라3’에서 악역을 자처하며 할리우드와 중국문화 사랑의 메신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제작사 유니버설 픽처스는 “올림픽을 겨냥한 기획은 아니다. 롭 코헨 감독이 동양문화에 관심이 깊어 이집트를 떠나 중국을 배경으로 촬영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이라3’는 올림픽이 열리는 8월 전 세계에서 동시 개봉하며 마케팅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는 앞서 개봉해 큰 인기를 모은 애니메이션 ‘쿵푸팬더’도 마찬가지다. 이 애니메이션은 ‘슈렉’ 시리즈의 제작진이 모여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개봉 당시 ‘쿵푸팬더’의 시나리오 총 책임자 제니퍼 여 넬슨씨는 “기획 당시 전혀 새로운 소재의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보자고 했다. 그리고 제작과정에서 2008년이 베이징올림픽이 열리기 때문에 그 해에 선보이면 마케팅 측면에서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덕분에 이번 올림픽에서 시범종목으로 채택된 쿵푸에 대한 호감과 궁금증을 세계 어린이들의 마음 속에 채웠다. ‘쿵푸팬더’가 칸 국제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인 후 해외 언론들은 “브루스 리를 모르는 미국과 유럽 어린이들이 쿵푸 팬더를 만나 중국 무술에 또 한번 세계적인 인기를 끌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평을 하기도 했다. ‘포비든 킹덤’은 좀 더 노골적이다. ‘쿵푸팬더’나 ‘미이라3’처럼 블록버스터는 아니지만 할리우드에서 인지도가 가장 높은 두 중국배우 청룽과 리롄제가 처음으로 함께 출연하며 큰 관심을 받았다. 영화 내내 신화적인 고대 중국의 문화로 신비한 분위기를 연출했고 청룽과 리롄제가 함께 땀 흘린 액션은 거친 할리우드 액션과 확실한 차별을 보였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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