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최강쿠바를깼다!

입력 2008-08-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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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안타폭발‘콜드게임’급대승…김경문호베이징메달화끈한리허설
쿠바가 한국인지, 한국이 쿠바인지 눈을 의심해야했다. 한국이 아마추어 세계 최강으로 불리는 쿠바를 격침시켰다. 평가전이 아닌 올림픽이었다면 콜드게임인 15-3의 대승이었다. 성인대표팀간 경기에서 한국야구 사상 4번째 쿠바전 승리였다. 또한 90년 세계선수권에서 1-26이라는 치욕적인 패배를 당하는 등 과거 숱하게 쿠바에 콜드게임으로 무릎을 꿇었던 한국이 처음으로 그 수모를 되갚았다. 한국은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쿠바와의 2차 평가전에서 선발 봉중근의 역투와 홈런 2방을 포함한 장단 17안타를 효과적으로 묶어 15-3의 대승을 거두고 전날의 2-6 패배를 설욕했다. 1회 시작하자마자 김동주의 2타점짜리 좌월 2루타로 기선을 잡은 한국은 2회와 8회를 제외하고 매이닝 점수를 뽑아냈다. 5-0으로 앞선 5회초 고영민의 중월 2점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고, 13-1으로 앞선 7회에는 정근우의 좌측 폴을 맞는 2점홈런으로 득점파티의 대미를 장식했다. 선발투수 봉중근은 4이닝 동안 4안타 무실점으로 쿠바타선을 잠재웠다. 아웃카운트 12개 중 삼진만 무려 7개. 4회에는 기막힌 1루 견제로 주자를 솎아내기도 했다. 쿠바는 야구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92바르셀로나올림픽부터 2004아테네올림픽까지 4회 모두 출전, 2000시드니올림픽 은메달을 제외하고 3차례나 금메달을 획득한 최강팀이다. 한국은 과거 쿠바 콤플렉스에 시달렸다. 76년 12월 콜롬비아 카르타헤나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처음 쿠바와 격돌, 1-13으로 완패했다. 78년 이탈리아 세계선수권에서는 0-11 콜드게임패, 83년 벨기에 대륙간컵에서 홈런 6방 포함, 24안타를 두들겨 맞으며 2-17로 참패했다. 90년대에 들어와서도 93년 이탈리아 대륙간컵 예선 0-11 7회 콜드게임패 등 쿠바를 상대로 한자릿수 실점은 차라리 선전이었다. 한국은 그동안 쿠바를 3차례 이겼다. 사상 첫 쿠바전 승리는 78년 제10회 네덜란드 할렘국제대회. 김응룡 감독이 이끈 대표팀은 더블리그로 펼쳐진 이 대회에서 8월 14일 김시진-최동원의 계투로 6-3으로 이겼다. 8월 19일에는 0-2로 뒤진 4회부터 등판한 박철순이 무실점 역투로 막고, 김봉연 박해종의 홈런포를 앞세워 4-2로 역전승했다. 그러나 할렘대회 이후 성인대표팀은 90년대 후반까지 20연패를 당했다. 한국이 다시 쿠바를 꺾은 것은 97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애틀랜타올림픽 기념 4개국 친선대회 1차리그. 9회말 장교성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6-5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곧이어 고베에서 열린 3차리그에서 1-7로 패했다. 프로선수가 참가한 2000년 이후에도 한국은 이날 경기 승리 전까지 국제대회에서 8전전패를 당하고 있었다. 올림픽에서는 96애틀랜타, 2000시드니에서 2번 만나 모두 패했다. 세계를 호령하던 쿠바가 이처럼 큰 점수차로 진 적이 있을까. 한국은 강력한 금메달 후보인 쿠바를 꺾음으로써 금메달도 도전하지 못할 고지가 아니라는 자신감을 얻었다. 잠실= 이재국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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