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후 아르헨티나는 우승 후보군에서 조금 밀려났다. 조별리그 남은 경기의 상대가 멕시코, 폴란드여서 토너먼트 진출도 장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첫 판의 굴욕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선수단은 똘똘 뭉쳤다. 까다로운 상대 멕시코와 폴란드를 연거푸 2-0으로 물리치며 조 1위를 차지했다.
16강전부터는 지면 곧바로 짐을 싸야한다. 한 수 아래인 호주였지만 신중했다. 압도적인 볼 점유율(61%-39%) 속에 메시와 훌리안 알바레스(맨체스터시티)가 연속 골을 터뜨려 2-1로 이겼다.
네덜란드와 치른 8강전은 최대 고비였다. 거친 몸싸움과 신경전이 난무했다. 2골을 먼저 뽑았지만 후반 추가시간에 동점골을 내주며 승부는 연장전에 이어 승부차기까지 갔다. 여기서 골키퍼 에밀리나오 마르티네스(애스턴빌라)가 상대 1, 2번 키커의 슛을 연거푸 막아내며 영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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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넘긴 아르헨티나는 준결승전 상대 크로아티아를 3-0으로 가뿐하게 누르고 2014년 브라질대회 이후 8년 만에 결승에 올랐다. 메시는 “이번 대회 첫 경기 패배는 충격적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질 것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큰 시련이었다”면서도 “그래도 우리는 선수단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패배는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며 지나온 길을 되돌아봤다. 이어 “우리는 5번의 경기에서 이겼고, 결승전에서도 이기기를 바란다”며 우승을 희망했다.
이제 아르헨티나는 정상까지 단 한걸음 남았다. 2010년 남아공대회 때 스페인이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스위스에 0-1로 패한 뒤 전열을 가다듬어 결국 정상에 올랐듯, 아르헨티나도 첫 판의 충격을 딛고 우승 트로피를 차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