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 더 강하게 해주길” 바람대로 관록투, 롯데 불펜 두께 키운 베테랑들

입력 2023-04-26 15: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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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김상수·윤명준·신정락(왼쪽부터).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젊은 투수들 위주로 마운드를 꾸리던 롯데 자이언츠가 지난겨울 영입한 김상수(35), 윤명준(34), 신정락(36)의 잇단 역투로 베테랑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롯데는 2020년을 전후로 장·단기적 육성 방침에 따라 1군과 퓨처스(2군)팀에 젊은 선수들이 뛸 공간을 늘리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성장이 더디거나 정체된 선수들은 적잖이 팀을 떠났다. 마운드에도 젊은 투수들의 비중이 커졌다. 지난 2년간 확고히 자리 잡은 김도규, 최준용을 비롯해 정우준, 송재영, 김창훈, 이민석 등이 기회를 얻었다.

다만 젊은 투수들이 모든 위험을 감수하기에는 다소 벅찼던 측면도 없지 않았다. 구승민과 김원중이 고참 역할에 충실했지만, 모든 젊은 투수의 성장을 뒷받침해주기에는 수적으로 모자랐다. 롯데가 지난겨울 김상수, 윤명준, 신정락, 차우찬 등 방출된 베테랑 투수들을 영입한 이유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이 선수들은 리더 역할을 해주고 있다. 스프링캠프부터 시범경기, 정규시즌에 들어와서도 리더십이 돋보인다. 그라운드 안에서 바라는 역할은 마운드를 좀더 강하고 견고하게 만드는 일이다. 때로는 동료들이 지칠 때 체력 안배를 돕거나 위기에서 후배들을 대신해 노하우를 보여주고, 리드 시에는 다리 역할도 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베테랑들은 기량 면에서도 롯데 마운드의 버팀목 역할을 해주고 있다. KBO 공식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불펜투수를 효율적으로 평가하는 지표 중 하나인 WPA(승리확률기여합산)에서 팀 내 상위권은 김상수(0.33·4위)를 비롯해 윤명준(0.08·8위), 신정락(0.08·9위)이 모두 제 몫을 해주고 있다. 특히 김상수와 윤명준은 21~23일 펼쳐진 NC 다이노스와 주말 3연전 중 최대 승부처에 등판해 올 시즌 첫 스윕 승을 이끌었다. 김상수는 23일 시즌 첫 세이브를 신고하기도 했다.

여러 베테랑들 중 김상수가 젊은 투수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 통산 514경기에서 102홀드를 수확한 그는 넥센~키움 히어로즈 시절 투수조장과 주장으로도 팀을 이끌었다. SSG 랜더스에 사인&트레이드로 합류한 뒤에는 심리적 부담과 기량 저하로 고전했지만, 롯데에선 과거의 모습을 되찾는 분위기다. 김상수는 “지난 몇 년간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 욕심을 냈더니 도리어 일을 그르쳤다”며 “지금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이다. 생각에 깊게 빠지지 않고, 하루하루를 보며 던진다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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